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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층 불꺼져, CGV도 텅텅"…유령 상가로 부도 위기 맞은 펀드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4.05.07 07:30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상업시설 '몰오브케이'. 이지스자산운용은 몰오브케이의 매각 난항을 겪고 있다. 몰오브케이 펀드 투자자들의 투자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에서 도보 5분쯤 떨어진 한 상업시설. 건대 CGV점이 입점한 ‘몰오브케이’ 쇼핑몰이다. 지하 3층~지상 4층짜리로 건대 로데오거리 중심에 있다. 그런데 영화관과 피트니스시설을 제외하면 모든 점포가 공실이다. 흥행 작품이 나왔는데도 영화관엔 관람객이 거의 없다. 1층과 2층은 불도 꺼진 채 텅텅 비었다. 출입문은 막혀있고, 에스컬레이터도 멈췄다.

왜 이렇게 됐을까. 2020년 발생한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건대입구역 상권마저 침체하면서 임차인 유치가 어려워졌고, 임대료가 하락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몰오브케이 부동산 펀드는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3월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94호 자산매각 및 펀드 현황 수시 공시를 내고 오는 6월 이자 지급일 납부해야 하는 대출이자 재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194호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5%로 집계됐다.


계획대로라면 2018년 6월 설정한 194호 펀드는 만기 전 자산을 매각하고 성공적으로 청산해야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각이 불발되자 펀드 만기와 자산에 대한 담보대출 기간을 2년씩 연장했다. 펀드 만기 연장 이후 일부 임차인이 잠깐 들어오기도 했지만, 공실 장기화로 임대료가 낮아지고 대출이자는 고금리로 인해 급격히 올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다.

지난해부터 매각 공고를 내고 자문사를 선정해 잠재적 매수인을 접촉하는 등 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매수 희망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 3월에도 경쟁입찰을 진행했으나 응찰자는 없었다. 매각 불발로 수익은 나지 않아 분배금 지급 금액도 0원이다.

[땅집고]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상업시설 '몰오브케이'. 건물 1층과 2층 점포는 대부분이 공실이며 엘리베이터 운행도 멈췄다./강태민 기자


몰오브케이는 대지면적 900평(2983㎡), 연면적 3950평 (1만3068㎡) 규모다. 이 건물 당초 소유주는 STS개발이다. STS개발은 2018년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에 해당 물건을 약 596억원에 매각했다. STS개발이 임차인과 체결한 임대차계약도 이지스가 승계했다. 29개사가 임차하고 있었고 임대율은 100%였다. 상당히 영업이 잘 되는 건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GCV와 카페, 피트니스시설을 제외하면 공실만 가득한 건물로 전락했다. 특히 건물 임대면적의 33%를 차지하는 CGV 영업 손실도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CGV는 보증금 10억원에 월 60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었다. 임대료 인상률은 매 3년마다 3%다. 연간 누적 관람객이 70만명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 순매출액의 15%를 월 임대료와 별도로 정산한다고 돼 있지만 코로나로 영화관 매출은 고꾸라졌다. 게다가 대출 만기를 연장하면서 금리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본건 자산 가치 제고와 투자자 권리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내 리테일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향후 매각에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종적으로 해당 상업시설 자산에 대한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투자자들의 최초 투자금 대비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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