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3년 뒤 공급난 닥친다" 주택 인허가·착공, 공공이 더 크게 줄었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5.03 07:30

[사상 최악의 공급대란] ① 3기 신도시 공급마저 지지부진 "LH, 주거 사업 동력 상실"

[땅집고]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연합뉴스


[땅집고] 올 들어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시장에 이른바 ‘공급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민간부문 주택 인허가 물량이 지난 7년 평균보다 30% 쪼그라들었다. 민간 공급이 얼어붙은 가운데 이를 보완해야 할 공공부문은 오히려 민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 공급량은 올 들어 91% 급감해 사실상 공급 중단 상태다.

전문가들은 “공공이 주택 시장 침체 국면에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면서 “앞으로 2~3년 후 수도권에 주택 대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한다.

■공공 인허가 물량 7년 평균 대비 90% 감소

최근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인해 민간 부문 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쯤에도 주택 공급이 위축됐다.

문제는 민간보다 공공 부문 감소 폭이 더 크다는 것. 민간 공급이 어려울 때 공공 물량은 부동산 시장 불안을 방지하는 완충제 역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오히려 민간보다 더 못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민간과 함께 공공임대·분양 물량까지 축소되기 시작하면 주택 공급 대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민간 부문 주택 인허가 실적은 7만3922가구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1분기 평균인 10만6420가구보다 30% 감소했다. 공공 부문은 같은 기간 평균 7225가구에서 무려 91% 감소한 636가구에 그쳤다.

[땅집고] 연도별 1분기 인허가, 착공 실적. /국토교통부


착공 실적도 마찬가지다. 올 1~3월 민간 주택 착공 실적은 4만4418가구로 7년 평균(7만5178가구)에 비해 40% 줄었는데, 같은 기간 공공 주택 착공은 89% 감소했다.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급감하면 2~3년 뒤 입주 물량 감소로 직결된다.

공공 부문 주택 인허가가 급감한 원인은 민간과 마찬가지로 공사비 급등과 금리 상승이 거론된다. 주택 사업을 담당하는LH와 지방 공기업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건설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민간 건설사에 시공을 맡기기도 어려워 인허가가 밀리는 것이 부지기수다.

공공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3기 신도시처럼 대형 택지개발을 추진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공사비 폭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3기 신도시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공사비가 20~30% 뛰어올랐다. 3기 신도시 중 속도가 가장 빠른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A2 블록 공공주택 사업비는 지난달 26일 3364억원으로 변경 승인돼 2022년 1월 688억원보다 25.7% 상승했다. 바로 옆 단지인 A3블록 사업비도 1754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33.1% 올랐다. 본 청약 시에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LH 조직 개편에 공공 주거사업 동력 잃어”

전문가들은 공공 부문 주택 공급 급감한 것은 원자재값 급등이나 금리 상승 등 외부적인 요인뿐만이 아닌 내부적인 요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금리 상승이나 공사비 급등 같은 외부 변수가 동일한 상황에서 공공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주거 사업을 담당하는 LH의 기능과 역할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LH가 그동안 땅 투기 의혹이나 철근 누락 사태 등으로 국민 신뢰를 잃었는데, 정부가 LH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주거 사업을 추진할 기본 동력마저 상실하게 된 점이 공급 급감의 원인”이라며 “민간 공급이 위축됐을 때는 공공이 힘을 내줘야 하는데, 민간보다도 더 실적이 낮아지는 것은 큰 문제”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LH 등이 주거 복지 사업에 초점을 맞춰 역할을 강화해야 하는데, 지난 몇 년간 주거 복지 사업에 집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LH 시스템을 개선해 주거 복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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