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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늘었다고? 급매만 찔끔"…수도권 매물 27만건 역대급 쌓여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5.02 07:28 수정 2024.05.02 10:19

[땅집고] “(경기도) 안양에 연말까지 신축 아파트 1만5000가구가 입주하면서 매물이 늘었죠. 공급이 늘자 작년에 비해 매수세는 좀 살아난 것 같아요. 학군이 우수하거나 교통 여건이 좋은 신축 아파트는 급매가 나오는 대로 팔리고 수요도 이어지는 편이죠. 안양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같은 개발 호재가 있으면 집값이 탄력을 받고 급상승할 때도 있었기 때문에 저점일 때 구입해야겠다는 수요자도 많아요.”(안양 동안구 프롭테크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매수자가 좀 늘어났지만 아직까지는 관망세가 짙어요. 모두가 급매물만 찾는 분위기에요. 집값이 너무 올랐잖아요.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과 수요자가 원하는 가격은 차이가 있는데다 금리가 높다보니 수요자가 집 사기를 주저해요. 투자자는 거의 없고 간혹 자녀에게 증여할 용도로 매물을 알아보는 분들이 계세요. ”(하남시 감일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4000건을 돌파해 부동산 시장이 정점을 찍은 2021년 8월 수준을 회복했다. 일각에선 매수자가 늘면서 부동산 시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단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수도권에 매물이 역대급으로 쌓여 있는데다 집값이 전 고점을 회복한 경우도 드물어 의미있는 움직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많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거래량. /서울부동산정보광장


■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년만에 최대…매물도 역대급 쌓여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3월 매매거래량이 4072건으로 4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던 2021년 8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송파구가 30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122건→233건)와 성동구(112건→219건), 마포구(104건→209건)도 2월에 비해 거래량이 2배 가까이 늘었다.

경기도 아파트도 3월 기준 매매거래량이 9826건으로 전달보다 약 2000건 급증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8월 이후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5000~7000건을 오갔다.

매수세가 살아난 이유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부의 정책 대출과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연 3%대로 낮아진 것이 영향을 줬단 분석이다. 최고점 대비 아파트 시세가 일부 하락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사비 급등으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았고, 전세금도 동반 상승해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는 수요자가 적지 않다”며 “최근 몇 달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진 것도 매수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집값 여전히 너무 높아…실수요자만 움직일 것”

업계에선 주택 매수세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란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4000건을 돌파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 집을 처분하려는 매도자가 증가하면서 수도권에 아파트 매물이 역대급으로 쌓였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27만건에 이른다. 이는 2021년 이후 최대치다. 지역별로 서울이 8만3493건, 경기가 15만2038건, 인천 3만4871건이다.

박 위원은 “현재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집값이 바닥을 다지며 쌓였던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이라며 “주택 가격이 짧은 주기로 오르내림을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집을 사야 하는 사람이라면 시기를 고민하기보다 매입가를 낮출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급격히 상승했고, 집값도 지난 몇 년 사이 급등한 상태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며, 전 고점을 회복한 단지도 극소수”라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거래량 자체가 의미있는 지표로서 기능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 변동에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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