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할인분양 입주자 절대 이사 불가! 특약 계약서 이행하라!”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대구 수성구 신축 아파트 입주민이 ‘할인분양’ 문제를 두고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시행사가 잔여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미분양 물량을 1억원 가까이 할인하자 기존 입주민 일부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시행사 상대로 분양 대금 일부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22일 부동산 정보사이트 호갱노노와 한국일보에 따르면 최근 대구 수성구 신매동 ‘시지라온프라이빗’ 입주민 비대위는 시행사를 상대로 분양대금 일부 반환 소송을 걸고, 미분양 물량 일부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했다.
비대위 측은 기존 분양 계약 당시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 소급 적용한다’는 특약 사항이 있었는데 시행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로 일방적으로 할인 분양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에는 입주자 100가구 중 초기에 계약한 24가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입주민은 분양 당시 7억원 대에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이후 시행사가 추가 할인을 진행하면서 현재 분양가는 6억원대 초중반에 형성됐다. 현재 207가구 중 80여 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있다.
시지라온프라이빗 아파트가 위치한 대구시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9927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달 말 대구시가 발표한 올해 2월 말 기준 미분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만3987가구로 8월 1만779가구로 줄어들면서 물량을 소진하는 듯 했으나 올해 1월까지 1만 가구 규모를 유지하다가 2월이 돼서야 1만 가구 아래로 줄었다.
대구 미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배경으로는 건설사 할인 분양 등 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구시 일부 지역에서 청약 흥행 등 물량 소진이 되는 건 시장 회복으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마케팅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대구 지역 미분양 물량은 소폭 감소했지만 악성 미분양 물량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연초 대비 더 늘었다. 대구 시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 1월말 1065가구에서 2월말 1088가구로 23가구 늘었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건설사가 파격 할인 분양에 나서면서 기존 입주민과 신규 분양자 사이에 ‘형평성’ 논란이 격화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한 대구 동구 율암동 ‘안심호반써밋이스텔라’의 경우 시행사가 미분양 물량 구입자에게 특별 혜택을 제시하면서 기존 입주민으로부터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기존 입주민들은 시행사가 협의나 보상방안 논의 없이 할인 분양을 진행하면서 차액 손실은 물론 추가 집값 하락 우려 등 재산상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심호반써밋이스텔라 시행사인 호반산업은 미분양 물량 구입자에게 잔금을 5년 뒤에 납부하는 혜택이나 최대 9000만원까지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이에 입주민들은 가구 발코니에 항의 현수막을 게재하고, 입주민 단체 상경 시위를 진행하는 등 최초 분양자들에게도 할인 분양을 소급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 리모델링으로 50평에서 270평이 가능해? 자산 가치 UP, 수익률 2배 상승 건축주대학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