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정치 불안에 집값도 폭락…미분양 속출, 40% 할인 분양 단지 등장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24.04.19 07:30

금리인상에 홍콩탈출 바람 타고 2년간 집값 20% 하락,
엔저로 일본 자산 투자로 눈 돌리는 중국 부유층

[땅집고] 세계적으로 집값이 비싼 것으로 악명 높은 홍콩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미분양이 크게 늘면서 가격을 40% 할인판매하는 아파트 단지도 등장했다.

세계적으로 집값이 높은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홍콩.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집값을 40% 할인해서 판매하는 고가 아파트 단지도 등장했다/조선DB


지난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로건그룹이 최근 일부 고급 타워아파트를 당초 분양가의 40% 이상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작년 1월 판매를 시작했는데 295가구 중 단 5가구만 판매됐다. 미분양으로 자금 압박을 받으면서 할인분양에 나선 것이다. 작년 8월 주변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했던 홍콩 청쿵(長江)그룹이 이달 초 다시 30% 할인한 가격에 신규 아파트 단지를 분양했다. 청쿵그룹은 홍콩 최대 부호로 꼽히는 리카싱(李嘉誠•96) 회장이 창업한 회사이다.

홍콩 부동산시장은 미국발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받은데다 중국 정부의 통제 강화 등 정치적 이유로 2022년이후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입법회는 지난 3월 19일 홍콩판 국가보안법인 ‘국가안보수호조례’를 통과시켰다. 반역, 내란 등의 범죄에 대해 최대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홍콩 민주주의와 자유를 봉쇄하는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 통과를 계기로 홍콩 부유층의 해외이주가 가속화되고 중국 본토인들의 홍콩 자산취득 붐이 끝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주택가격을 잡기위해 공급확대 정책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던 홍콩 정부도 요즘은 경기부양으로 정책방향을 전환했다. 작년 홍콩 부동산 거래는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했다. 홍콩 정부는 1999년을 기준으로 100으로 설정한 주택 가격 지수를 작성하는데 2010년대 중국 본토 자본의 유입으로 인한 부동산 거품으로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 대략 네 배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지수는 312로 떨어져 지난 2년간 20% 하락했다.

홍콩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 2월말 외국인이나 중국인이 홍콩 부동산을 구매할 때 내는 15%의 세금(구매자 인지세, 신주택 인지세)을 4.5%로 대폭 낮췄다.

그러나 홍콩부동산 시장이 되살아 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고금리와 공급증가로 홍콩의 주거용 부동산 가치가 올해 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햇다. 집값 급등기에 공급을 확대했던 아파트들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등 공급과잉 현상도 우려된다.

일본 경제신문은 중국 본토의 부유한 투자자들이 홍콩을 벗어나 일본 등 해외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어 홍콩 시장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J.P. 모건이 최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의 64%가 2024년에도 주택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61%가 '금리 상승'과 '경제에 대한 신뢰 부족'을 꼽았다.

일본경제신문은 중국 본토의 부유층들이 중국 공산당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홍콩보다 엔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저렴한 일본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학봉 땅집고 기사 hbcha@chosun.com

▶ 2050년엔 노인 인구가 40%? 초고령화로 실버 주거시설이 뜬다!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 땅집고M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화제의 뉴스

고양 대곡역세권 지식융합단지 5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서울 상업·업무용 거래 2년 만에 최고치…꼬마빌딩 가장 잘 팔려
송파 올림픽훼밀리 6620가구로 재건축, 동일 평형 이동 분담금 3.2억
"단지 코앞인데…" 동탄, 30층 높이 '공룡 물류센터' 개발 소식에 패닉
"서초신도시 지어진다" 신고가 갱신 '서리풀지구' 수혜단지 5곳

오늘의 땅집GO

"단지 코앞인데…" 동탄, 30층 높이 '공룡 물류센터' 개발 소식에 패닉
"과천 30평대 신축" vs "잠실 20평대 구축" 40대 부부의 투자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