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조작 전력' 부동산원은 "집값 상승", 민간 통계는 "하락"…또 불안해진 부동산 시장
[땅집고]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 전국 집값을 시세보다 낮게 발표, ‘집값 통계 조작’ 논란을 일으킨 공공기관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들어선 민간통계보다 집값을 더 높게 발표해 또다시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국가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의 수치는 민간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로는 3월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는데, 민간 통계는 줄곧 하락한다고 집계했다.
최근 수도권의 집값이 어느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나오고, 또 어떤 지역에서는 수억원씩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 계획 등을 세우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 한국부동산원 ‘상승’ vs KB부동산 ‘하락’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며 하락했다. 올해 3월 둘째주까지 15주째 연속 하락하다가 3월 셋째주부터는 보합 전환, 이후 상승해 4월 둘째주(8일)까지 매주 연속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자료만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15일 3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을 발표하면서 “주택 매매가격이 지역별 혼조세 보이는 가운데, 교통환경 및 정주여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 지속되며 상승폭 소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3월 한달 간 서울(0.19%)은 노원·성동·용산구 위주로, 경기(0.13%)는 수원 영통·광명·성남 중원·고양 일산서구 위주로, 인천(0.42%)은 연수·중·미추홀구 위주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민간 통계와 비교하면 이 같은 전망은 섣부른 분석이다. 대표 민간 부동산 통계인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작년 11월 둘째주 이후 올해 4월 둘째주까지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3월 월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서는 “수도권(-0.08%)이 전월대비 하락으로 유지되고 있고, 5개 광역시(-0.17%), 기타지방(-0.09%)도 하락”이라며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0.06% 하락, 경기가 -0.10% 하락, 인천 -0.11% 하락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의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지난달에 기준치인 100 아래인 90을 기록하면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6000여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전망에 대한 조사를 하여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을 초과(미만)할수록 ‘상승(하락)’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문재인 정부 5년간 통계 격차 30%포인트 넘게 벌어져…“국가 통계 신뢰 잃었다”
국가 통계와 민간 통계는 조사 방식에 차이가 있다. 부동산원은 전문 조사원이 호가, 실거래가 등을 조사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적정 가격’을 정한다. 반면 KB와 등은 중개사무소 관계자가 시세를 입력하고 추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KB부동산은 표본주택이 거래된 경우엔 실거래가격을, 거래되지 않은 경우는 매매사례비교법에 따른 조사 가격을 넣는다.
또 양측 모두 주요 아파트 표본을 정해 시세를 산출하는데, 부동산원은 주간 시세 동향은 아파트 3만2000가구, 월간은 아파트 3만5000가구를 표본으로 한다. KB부동산은 2022년 11월부터 기존 3만1800가구였던 아파트 표본을 6만2000가구로 확대했다. 표본 주택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뒤바뀔 수 있다.
하지만 조사 방식을 떠나 국가 통계와 민간 통계간 시세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집값 통계 신뢰도 자체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공식 통계로 표본이 작고, 기간이 짧은 주간 단위 집값 동향을 발표하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다.
‘집값 통계 조작’ 논란이 있었던 지난 문재인 정부 시기 5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의 매매변동률 격차가3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부동산원의 통계 조작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가 통계가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불신이 가중되면서 내 집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민간 통계만큼의 정확성을 입증하기 위해 표본을 늘리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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