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 '3억→7억' 껑충…한정판 용인 분양 실버타운 "등기 나오니 안심"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4.04.18 07:30
[땅집고]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노인복지주택 '스프링카운티자이' 전경. 바로 앞에 세브란스병원이 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에 있는 한 대단지 아파트. 2019년 10월 입주한 5년차 단지입니다. 전용면적 47㎡ ~ 73㎡, 11개 동 총 1345가구 규모입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신축 아파트지만, 이 아파트는 실버타운입니다. 2016년, GS건설이 처음으로 분양했던 시니어주택 ‘스프링카운티자이’입니다. 60세 이상만 거주가 가능합니다.


자세히 보면 아파트 모든 동이 유리 통로로 이어져 있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편안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앞에는 용인 세브란스병원이, 뒤에는 산책로를 품은 220m 높이의 멱조산이 있습니다. 병원과 등산 산책로를 끼고 있는 자연친화적 단지입니다. 단지와 대학병원은 따로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쉽게 오갈 수 있습니다. 병원 카운터에는 입주자들을 위한 별도의 수납 창구가 있습니다. 대학병원 수납체계의 경우 젊은 사람들도 불편할 정도로 복잡한 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별도 창구를 마련한 겁니다.

[땅집고] '스프링카운티자이' 모든 동은 유리 통로로 이어져 있다. /김서경 기자


■ 수도권 마지막 분양형 실버타운은 어떤 곳?

2019년 문을 연 ‘스프링카운티자이’는 노인복지법 개정 전 사업 인가를 받았던 곳으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입니다. 다른 실버타운과 달리 실제 본인 명의로 집을 매수하고 등기를 할 수 있는 ‘분양형 실버타운’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일반 아파트처럼 매물이 올라오면 매매·전월세 거래가 가능합니다. 단 60세 이상만 해당합니다.

과거 일부 실버타운에서는 자금 문제가 발생해 보증금을 떼이는 사고가 났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고 분양형이라 등기가 나와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대지지분율도 상당히 높을 뿐 아니라, 단지 뒤편 멱조산 대지지분도 주민들의 소유입니다.

이곳에선 강남 등 고급 아파트에서 볼법한 조식 서비스를 삼시 세끼 먹을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점심, 저녁 식사까지 호텔 출신 주방장이 책임져주는 겁니다. 월 30식을 의무로 제공합니다. 매번 다른 메뉴가 나옵니다. 친구나 가족을 데려올 경우에도 식사가 제공됩니다. 가격은 한 끼당 9000원, 의무식 30식 기준 월 27만원입니다.

[땅집고]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당구장에서 어르신들이 모여 활동하는 모습. /김서경 기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은 입주 어르신들로 늘상 붐빕니다. 피트니스와 사우나를 비롯해 골프연습장, 북 카페, 서예실, 당구장, 종교실을 갖췄는데요.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피트니스 시설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적당하면서도 꾸준한 운동이 중요한 만큼, 이곳에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땀흘리는 어르신을 볼 수 있습니다. 당구장과 골프연습장, 탁구장에서는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여가시간을 보냅니다. 이곳에는 30여 개 동호회가 있는데, 일부 동호회는 대기 인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스프링카운티 자이 입주민인 류년희(86)씨는 “골프 동호회는 100명, 당구 동호회는 90명이 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가구 수가 워낙 많으니, 어지간한 동호회는 인원이 꽉 차서 대기가 생길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실버타운 관리비는 3.3㎡(1평)당 1만원선이고, 식사와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 난방비 등을 다 포함해도 100만원이 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스프링카운티 자이는 생활비가 가장 적게 드는 경제적인 실버타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땅집고] '스프링카운티자이' 전용 면적 74㎡ 실거래 내역.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 공급 제한·부동산 경기 상승 맞물려 가격 2배 껑충

2016년 당시 분양가는 3.3㎡당 990만원대로, 주변 시세 대비 30% 가량 저렴해 완판됐습니다. 전용 74㎡(30평)의 경우 3억원이었습니다.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74㎡ 매매가는 7억 중반, 전세는 5억 선입니다. 매물은 6억9000만원부터 9억원까지 나와 있습니다.

이 실버타운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도심에 있다는 겁니다. 용인시 동백동은 강남이나 광화문 같은 서울 업무지구와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도심 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입지입니다. 이곳에서 강남까지는 차로 약 1시간이 걸립니다. 어르신이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도 자녀나 친구들을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땅집고]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복지주택 목적 및 대상자. /보건복지부


다만, 엄연히 노인복지주택이라서 60세가 안 된 자녀들이 상속받을 경우에는 들어가 살 수 없습니다. 매도하거나 전세를 줘야만 합니다. 10여 년 전 젊은 사람들이 노인복지주택을 매수해 일반 주택으로 쓰려는 문제가 암암리에 발생하면서 정부가 2015년 관련 법상 연령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워낙 거세에 일었던 탓에 정부는 끝내 분양형 실버타운을 제도권에서 없앴습니다.

이로 인해 ‘스프링카운티자이’ 같은 분양형 실버타운은 사실상 ‘한정판’이 됐습니다. 최근 정부가 인구소멸지역 89곳에서 분양형실버타운을 다시 지을 수 있게 제도를 바꾼다고 했지만, 노인복지법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입주까지는 십 수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땅집고] 스프링카운티자이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 가는 복도. /강태민 기자


■전문가 “수요 많은 수도권 실버타운 필요”

전문가들은 인구소멸지역에선 임대형은 물론, 분양형 실버타운도 지을 수 있지만 수요가 낮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인구수에 맞춰 수도권 일대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실버타운이 집중적으로 공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지희 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는 “예로부터 병원과 교통 접근성은 실버타운 입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조건”이라면서 “이런 환경을 갖춘 수도권에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이 필요하지만, 땅값이 많이 올라서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수도권에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파격적인 제도나 혜택을 주지 않는 이상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 어르신 시설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노인복지주택 수는 아직 38개에 불과합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뿐 아니라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 2기 모집>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2기)’을 오는 5월 8일 개강한다. 지난 2월 개강한 1기 과정은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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