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붇이슈] 주택구입부담지수를 통해 본 서울 부동산 시장 전망
[땅집고] “아직 서울 부동산의 버블 수준이 낮은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득과 금리, 집값 상황을 볼 때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아직도 고평가된 상태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가율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고 있고, 이것이 금리 인하와 맞물린다면…”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 서울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완화되어가고 있다고 분석한 글이 게시됐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진 삼토시(강승우)다.
삼토시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3개월마다 발표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를 활용해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품 정도를 판단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간 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를 말한다. 삼토시는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집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이라는 실질적 부담을 수치화한 지표라 유의미한 통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4분기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6이다. 현재 서울의 중간 가격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서울의 중간 소득 가구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을 위해 가구 소득의 39%를 사용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 지수는 2019년 3분기(123.6) 이후 12분기 동안 줄곧 상승하다가, 2022년 3분기(214.6)에 최고점을 찍고 지금까지 하락 전환 중이다.
삼토시는 “2024년 1분기 지수도 2023년 4분기 지수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로 “주택구입부담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가 2024년 1분기에 상승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3년 4분기보다 2024년 1분기에 좀더 내려갔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나름의 결론을 내보자면 아직 주택구입부담지수는 높은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입주 물량 감소와 금리 인하가 맞물리면 주택구입부담지수도 낮아지면서 매매가의 상방 압력이 점증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둔촌주공 입주 전후가 흥미로울 것 같고, 2024년이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해라고 여겨진다”고 했다.
<이하 원문>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는 3개월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를 산출하여 발표합니다. 저도 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산출될 때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부동산 버블 수준을 판단해보는데요, 이번에 2023년 4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업데이트되었기에 이를 반영하여 설명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인데요, 참고로 지수 100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으로 가구 소득의 약 25%를 부담한다는 의미로, 이는 중간 소득의 서울 가구가 중간 가격의 서울 주택을 구입할 때 소득의 약 25%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유의미한 지표라고 판단되는 이유는 집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 상환이라는 실질적 부담을 수치화했기 때문입니다. (소득 대비 집값을 나타내는 PIR은 주택 구입에 큰 영향을 주는 금리가 배제되어 산출된 지표이기에 PIR보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보다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지표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어떤 추이를 그리고 있을까요?
2023년 4분기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6.0 입니다.
2019년 3분기 123.6 이래 무려 12분기 동안 줄곧 오르기만 했던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214.6)에 고점을 찍고 하락 전환했는데 이를 환산하면 2022년 3분기에는 서울 중간소득 가구가 서울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소득의 약 54%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했음을 의미하는 수준이기에 엄청나긴 합니다. 그리고 지수는 2023년 3분기 161.4까지 내려오면서 11분기만에 전고점(2008년 2분기 164.8) 밑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가 2023년 9월 8억 5100만원에서 12월 8억 5700만원으로 소폭 올랐으나(한국부동산원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4.35%에서 4.16%로 내렸기 때문에(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준), 주택구입부담지수도 소폭이나마 내려왔습니다.
다만 이제 전고점보다 내려왔긴 하나 여전히 중장기 평균(130.1)보다는 +20%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서울 부동산의 버블 수준이 낮은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24년 1분기 지수도 2023년 4분기 지수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가 2024년 1분기에 상승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23년 4분기보다 2024년 1분기에 좀더 내려갔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택구입부담지수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2023년 12월 4.16%에서 2024년 2월 3.96%로 내려왔기 때문에 3월 금리가 극적으로 올라가지 않았다면 2024년 3월 대출 금리가 2023년 12월보다는 낮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후행 지표라는 단점이 있고, 과거보다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늘어나면서 실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수준이 겉으로 드러나는 지수보다 낮아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전고점(2008년 2분기) 당시는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기간(거치 기간)이 길었던 반면, 지금은 원리금을 같이 갚아나가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부담이 늘어난 측면도 있기 때문에 과거와의 비교 자체를 의미없다고 할 수는 없을거 같습니다.
여기서 추가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바로 '전세자금대출'의 존재입니다. 2008년에 처음 생기고 그 이후 급격히 확대된 전세자금대출은 전세가를 밀어올리면서 매매가에도 적지 않은 상방 압력을 제공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 전세자금대출 잔액 추이를 보면 2012년말 6.4조원 → 2016년말 36조원 → 2021년말 162조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는 간단히 봐도 9년간 156조원의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공급된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유동성이 전세 시장에 공급되면서 이것이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때, 주택구입부담지수도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부터는 각자의 판단 영역인데, 전세자금대출이 없었던 시절의 전세가율 고점이 64.6%(2001년 10월)였고 전세자금대출이 생긴 후의 전세가율 고점이 75.1%(2016년 6월)로 1.16배 증가한 점에 착안하여, 매매는 실수요뿐 아니라 갭투자도 있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이 생기고나서 늘어난 전세가율 증가폭 1.16배에서 절반의 비중만 적용하여 주택구입부담지수에 1.08배 증가율을 적용해보면 주택구입부담지수의 중장기 평균은 140, 고점은 177 내외가 적정할 것으로 추정해봅니다.
그렇다면 2023년 4분기 기준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 156은 전세자금대출을 감안한 중장기 평균과 고점 사이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더 지수가 내려온다면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기준금리가 인하를 시작한다면 주택구입부담지수도 적정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 부동산 버블 수준을 파악하는데 있어 주택구입부담지수 만큼이나 중요한 지표가 전세가율이라고 보고 있어서 이 지표 역시 눈여겨보고 있는데, 2024년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8%로 중장기 평균(54.3%) 대비 조금 낮은 편입니다.
그래프를 통해 서울 전세가율 장기 추이를 보시면 2009년 1월 38.2%로 역대 최저점을 찍자 기준금리 인하와 위례신도시 토지보상금 지급이라는 유동성 측면에서의 강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중장기 하락장에 진입하였습니다. 시장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괴리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상황을 용인하지 않은 셈이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수도권 입주 물량은 예년에 비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가는 계속 내려갔으나 그 반대급부로 전세가는 계속 오르면서 상승 동력을 다시 확충해갔고 2013년 9월 전세가율이 60%를 상향 돌파하자 매매가도 상승 전환하여 중장기 상승장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부터 입주 물량이 다시 늘어나면서(연 평균 수도권 입주 물량 : 2005~08년 14.8만호 → 2009~13년 12.3만호 → 2017~22년 19.5만호) 전세가율은 줄곧 하락하여 상승 동력을 소진시켰습니다. 매매가가 2021년 전고점을 뚫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데에는 이런 상승 동력의 소진 과정도 한몫 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2023년에 원자재 및 인건비 인상으로 건설비가 급증하면서 입주 지연 사업장이 다수 발생한 결과, 입주 물량도 크게 감소하여 다시 전세가율이 올라가는 모습이 나오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비록 주택구입부담지수는 높은 편이나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모습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매매가를 본격적으로 밀어올리는 전세가율 수준이 60% 전후라는게 제 생각이기도 하구요. 따라서 지금의 전세가율은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입니다.
제 나름의 결론을 내보자면, 아직 주택구입부담지수는 높은 편입니다. 즉, 소득과 금리, 집값 상황을 볼 때 현재의 매매가는 아직도 고평가된 상태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가율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금리 인하와 맞물릴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도 낮아지면서 매매가의 상방 압력이 점증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2024년은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해라고 여겨집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11월 둔촌주공 입주 전후가 흥미로울거 같습니다. 시장 지표와 제 의견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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