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춘선·경의선 역세권도 잠잠했던 남양주 집값…'8호선 연장'에 3억 껑충

뉴스 김서경 기자
입력 2024.04.03 10:51
[땅집고]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역 앞에 3번 출구가 만들어지고 있다. /김서경 기자


[땅집고] 경춘선 별내역 2번 출구 앞. 8호선 개통을 약 세 달 앞두고, 지하철 플랫폼과 이어지는 커다란 출구가 들어섰습니다. 8호선과 경춘선 정차역임을 알리는 출구 안내판도 세워졌습니다. 8호선 개통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수혜 지역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각각 트리플역세권과 초역세권을 내세우는 별내역과 다산역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8호선 연장안, 남양주→잠실 이동시간 절반으로 단축

‘별내선’으로 알려진 8호선 연장선은 총 길이 12.9㎞로, 서울 송파구 잠실역부터 강동구와 구리시를 지나 남양주시 별내동을 잇는 노선입니다. 정차역은 강동구 1곳과 구리 3곳, 남양주 2곳으로, 총 6곳입니다.

구리가 역은 가장 많지만 최대 수혜지로는 남양주 역세권 단지가 꼽힙니다. 지하철 개통 효과는 기존 교통망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크게 나타납니다. 서울 노원구 바로 옆에 있는 남양주는 4호선과 경의중앙선, 경춘선까지 총 3개 노선이 있어도 모두 배차간격이 20분 정도라서 교통망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땅집고] 8호선 연장안(별내선) 노선도. /이해석 기자


남양주의 경우, 강남권에 진입하려면 지하철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광역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두세 번 갈아타야 합니다. 앞으로는 8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은 아니지만 한 번에 송파 잠실까지 갈 수 있습니다.

8호선은 배차간격도 짧습니다. 출근시간은 4분 30초, 평소에는 8분 30초마다 한 대가 다닙니다. 4호선은 당고개행과 진접행으로 나뉘면서 배차 간격이 최대 20분까지 늘었는데, 8호선의 경우 종점이 모두 별내입니다.

[땅집고]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역 인근 역세권 단지 '별내자이더스타'. /김서경 기자


■ ‘트리플역세권’ 별내자이 VS ‘초역세권’ 다산자이

8호선 역세권 단지인 ‘별내자이더스타’(740가구)는 작년 12월에 준공된 신축 아파트라서 아직 실거래가 기록이 없지만, 8호선 역세권 입지에 있어 전세가가 분양가만큼 비쌉니다. 집주인이 전세금만으로 잔금을 치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아파트 전용 84㎡ 전세 보증금 시세는 4억5000만원~5억1000만원 사이입니다. 입주장을 맞아 전세 매물이 쏟아졌어도, 한달간 30건 이상 계약이 체결되면서 대부분 소진됐습니다. 매매 호가는 2020년 10월 당시 분양가 5억 중반대보다 3억 가량 오른 8억5000만원부터 나와 있습니다.

천향선 별내동 부동산파트너공인중개사사사무소 대표는 “8호선이 개통하면 시장의 관심을 받아서 ‘가격이 상승 하지 않을까’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빠르게 강남까지 갈 수 있다는 점에서 4호선보다 8호선 개통 기대감이 크다”고 했습니다.

남양주에는 8호선 역이 하나 더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와 남양주시는 기존 별내역까지 들어오는 8호선을 별가람역까지 약 3㎞연장해서 1개 역을 신설하고, 8호선과 4호선 환승역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땅집고]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역 초역세권 아파트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정문. /김서경 기자


사실상 트리플역세권이 되는 별내역보다 8호선만 있는 다산역이 최고 수혜지가 된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실제로 다산역 일대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지금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다산역 초역세권 단지는 이미 어지간한 서울 아파트 가격을 넘어섰을 정도인데요.

주차장과 지하철역이 연결된 초역세권 아파트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전용 99㎡는 지난 2월 직전 거래인 11억5000만원(39층)보다 2000만원 오른 11억7000만원(33층)에 거래됐습니다. 다산역에서 약 300m 거리에 있는 ‘다산롯데캐슬’ 전용 74㎡는 올 초만해도 7억3200만원(9층)에 팔렸는데, 한달만에 이보다 4500만원 오른 7억7500만원(19층)에 거래됐습니다. 다산신도시는 대부분 신축이라서 실수요자는 물론이고, 투자 선호도도 높은 편입니다.

다산동 다산역롯데단지넷부동산의 이선미 대표는 “입지가 좋아서인지 최근에도 갭투자들이 꾸준히 오고 있다”며 “다산동(진건지구) 아파트의 경우 걸어서 10분이면 역에 도착할 정도로 역과 가깝다”고 했다.

[땅집고]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전경. /강태민 기자


■ 전문가 “별내·다산 아파트 가격, 이미 8호선 반영”

부동산 시장이 역대급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데에는 강남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남양주는 대기업이나 산업단지가 없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시민 대다수가 서울 출퇴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양주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고양시(16만3298명)와 성남시(12만8860명), 부천시(10만5457명)에 이어서 4번째(10만2004명)로 서울 통근·통학 인원이 많습니다.

전문가는 8호선이 다른 지하철과 달리 정차역 수가 워낙 적고, 강남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앞당긴다는 점에서 다른 노선 개통에 비해 개통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발표와 착공을 거치면서 이미 상당 부분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것입니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지하철의 가치는 이동 시간이 얼마나 단축되는지 따라 달렸는데, 8호선은 가치가 있는 노선”이라면서 “게다가 별내선은 역이 적어서 정차횟수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이어 “개통 이후에는 전세 수요가 늘면서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개통 효과가 매매가격에 이미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한강 이남을 잇는 철도망이 부재한 남양주와 구리 일대에 8호선 연장선 개통을 앞두고 교통망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의중앙선과 경춘선 역세권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 것과 달리 8호선 역세권 단지는 이목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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