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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위기설' 깨고 서울 아파트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보다 회복"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3.31 07:30

서울 집값 혼란 그 자체…‘부동산 위기설’ 속 상승 전환, 앞으로 더 오를까?

[땅집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다 갑자기 3월 넷째주(25일 기준) 상승 전환했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아파트 모습. /조선DB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동향을 발표한 지난 28일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위기라고 판단하고, 지방의 미분양 주택 등을 해소하기 위한 부양책을 내놓은 날이어서 눈길을 끈다.

업계에선 서울의 경우 각종 집값 선행 지표가 긍정적인데다, 시중 유동성도 증가하고 있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3월 말 상승 전환을 계기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거래량이 많지 않고, 부동산 활황기 때와 비교하면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수준이 아니어서 집값 상승을 속단하기 이르단 반론도 나온다.

■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전환…거래량은 저조한 수준

지난 2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0.01%로 지난주 0.00%보다 올랐다. 마포구가 0.12%, 송파구가 0.05% 올라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었다.

서울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는 지난 20일 160㎡(이하 전용면적)가 3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24억원에 실거래된 이후 4년간 거래가 없다가 6억원 오른 값에 팔렸다.

신공덕동 ‘마포KCC웰츠타워’ 118㎡도 지난 2월 18억9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6월 17억9000만원보다 1억원 상승했다.

[땅집고] 서울 아파트 주간매매가격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선행 지표가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선도아파트50지수에 따르면 3월 전월 대비 0.01%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했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국 아파트단지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보는 통계로 시장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선도지수는 통상 실거래가격과 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 서울의 집값상승전망지수도 작년 12월 75.9로 낮았는데 이후 서서히 높아져 3월 89.9까지 3개월 연속 올랐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1790건에서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2456건, 2월은 2665건으로 늘어났다. 다만 거래량이 풍부했던 2020년에는 최고 1만6000건, 평균 3000~6000건의 거래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이 적다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도 8만2000건 쌓여 있어 지난 3년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땅집고]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 매물 수 변화. /아파트실거래가 아실


■전문가들, “서울 아파트 시장 혼조세…작년보단 회복한 수준”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 시장이 상승세이고, 수출 지표도 나아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난 덕분에 올 1분기 서울 집값이 지난해보다 오름세라고 분석했다. 다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반에 집값 상승이 본격화한다고 예단하긴 어렵다고 했다.

지난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시중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광의통화량(M2)은 3920조원으로 4000조원에 육박했으며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M2는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는 1999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대표는 “부동산을 제외한 주식 시장이나, 반도체 수출 등이 회복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며 “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집값 상승 시기가 예상보다는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며 “아파트 공사비 및 금리 상승으로 청약 시장 수요가 기존 아파트로 옮겨가면서 신축이거나 실수요자의 수요가 높은 단지들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자들이 현재 집값이 최저점이고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더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시중 유동성이 늘어났고, 이 자금들이 결국 투자처를 찾게 될텐데 부동산 시장의 경우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기대감만으로 충분히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집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거래량이 조금 늘었지만 아직 활발한 수준은 아니고 시중 유동성도 예전 활황기만큼 증가폭이 크지 않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은 상승 하락을 반복해 혼조세로 볼 수 있는데, 상반기까지는 바닥을 다지면서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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