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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대표격 현대건설도…" 공사 미수금 67% 급등, 3조원 넘어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4.03.25 13:58 수정 2024.03.25 17:49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 2, 4주구 현장이 방치돼있다. 현대건설과 조합 측은 '선 공사 후 공사비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김혜주 기자


[땅집고] 건설업계 대표격이라 불리는 현대건설이 시공은 맡은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최근 조합과 마찰이 커지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공사비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는 2년 전 이주를 마쳤으나 조합 내분, 공사비 문제로 아직까지 착공을 하지 못했다. 현장은 여전히 방치돼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조합 측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2조6363억원이던 총 공사비를 4조775억원으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1조4000억원 이 증가해 무려 55%가 늘었다. 이렇게 되면 평당 공사비는 550만원에서 829만원으로 늘어나고, 공사 기간도 당초 34개월에서 44개월로 길어진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기존 2120가구를 허물고 지상 최고 35층 50개동, 총 5388가구로 짓는 사업이다. 단지에는 국내 최초로 아이스링크장, 오페라하우스 공연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비 협상을 끝내지 못한 채 이달 말 착공에 들어간다. 공사비 협상이 길어지면 조합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조합은 착공 후 공사비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태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장은 최근 조합원에게 “선 착공, 후 공사비 협상을 현대건설과 합의하고 대의원회 결의를 받아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공사비 협상이 지연되면 조합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공사비는 업계에서도 높은 편이다. 인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삼성물산과 평당 공사비를 평당 786만원 수준으로 협의를 마쳤다. 1, 2, 4주구보다 평당 50만원가량 저렴하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현대건설과 공사비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20년 평당 512만원이었던 공사비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800만원 대로 크게 올랐다. 현대건설은 898만원으로 증액 통보를 했지만, 조합 반발로 평당 830만원 대로 협의 중이다. 수주전을 앞둔 여의도 한양에서는 평당 824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다. 경쟁사 포스코이앤씨가 제시한 798만원보다는 높다.

[땅집고] 공사가 중단된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공사비는 총 5800억원이지만 현대건설이 받지 못한 공사비가 18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최근 대조1구역 조합에 집행부가 구성되면 공사를 개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강태민 기자


착공 후 지속된 공사비 미지급과 조합 내부 갈등으로 지난 1월 1일부터 공사가 전격 중단된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공사는 이르면 5월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대조1구역은 현대건설이 기존 공사비에서 28% 증가한 13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면서 사업 차질이 빚어졌다. 현대건설이 착공 후 조합으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비가 1800억원에 달한다. 총 공사비 5806억원의 3분의 1을 넘는 금액이다. 이 현장은 1월1일부터 공사를 중단하고 현대건설이 유치권을 행사해 왔다. 현대건설은 사업 재개를 위해 공사비 미수금 리스크를 일부 짊어지기로 했다. 단 현대건설 측은 조합에 공문을 보내 빠른 조합 집행부 선임시 5월 재착공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땅집고] 지난해 현대건설 공사미수금은 3조3232억원으로 2022년 공사미수금 1조9854억원보다 67% 증가했다./그래픽=이해석


공사비 갈등이 이어지면서 공사를 다 해놓고서도 관련 공사비를 받지 못한 금액도 늘었다. 현대건설은 이달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연결기준 공사미수금이 3조3232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2년 공사 미수금이 1조9854억원으로 1년 새 미수금이 1조3378억원, 비율로 67%나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매출이 늘면서 미수금도 같이 증가했지만 주의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수금이 늘어난 원인은 공사대금 회수보다는 매출 증가에 따른 자연 증가”라면서 “특히, 지난해 준공 현장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올해 준공이 본격화하면 공사 미수금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매출액은 2022년 21조2390억 원에서 2023년 29조6514억원으로 8조원 이상 증가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수주는 연간 목표치 29조 900억원을 뛰어넘는 32조 4906억원을 기록했다. 각 재건축 현장에서 조합과 공사비 마찰을 빚고 있지만,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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