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수도권 서남부 지역과 서울을 잇는 신안산선이 당초 2025년 4월 개통을 예정했지만 사실상 적기 개통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통까지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남았지만 이달 15일 기준 전체 구간 실적 공정률이 ‘3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안산선은 안산, 시흥,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19개 역사, 총 44.9㎞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총 사업비 3조3465억원 규모다. 사업시행자는 넥스트레인이고,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대보건설 등이 시공을 맡았다. 전체 노선이 개통하고 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약 25분 정도면 닿을 수 있어 서남부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내년 4월 예정된 신안산선 개통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건 남은 사업 기간 대비 공정률이 현저하게 저조하기 때문이다.

신안산선 사업관리를 맡은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신안산선 전체 실적 공정률은 35%인 것으로 파악됐다. 각 공구 별로는 ▲1-1공구 61.7% ▲1-2공구 47.8% ▲2공구 43.2% ▲3-1공구 33.5% ▲3-2 공구 30% ▲4-1공구 36% ▲5-1공구 34.9% ▲5-2공구 34.9% ▲6공구 73.1 ▲7공구(시스템) 7.18%로 집계됐다.

2019년 9월 착공해 올해로 사업을 추진한 지 5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신안산선 공정률이 30%대에 머무르고 있는 원인으로는 크게 보상과 지반 불량 문제가 꼽힌다.

먼저, 신안산선 사업 초기 서울 지역 내 사업구간에서 용지 보상이 늦어지면서 공사 일정이 한 차례 크게 밀렸다. 실제 공구별 공정률을 살펴 보면 서울을 제외한 안산, 안양, 화성시에 위치한 1공구, 2공구, 6공구에서 더 높은 공정률을 보인다. 보상이 원활했던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에서 사업 속도차가 벌어진 것이다.

착공이 늦어진데다 일부 구간에서 암반이 부스러지는 등 지반 불량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도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았다. 신안산선 사업 구간 중 일부 구간에서 연약 지반이 확인되면서 지반 분류등급에서 4~5등급을 받았다. 철도설계지침에 따라 해당 구간에는 특수 설계와 공법을 적용해야 하는 만큼 공사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다.

신안산선 사업 시행을 맡은 넥스트레인 관계자는 “초기에 서울 지역 용지 보상 문제로 착공이 늦어진 부분이 있지만 현재는 수직구를 다 뚫고 굴착공사까지 완료한 단계”라면서 “최대한 개통 일정에 맞추려고 하고 있으며 전체 개통 시기와 관련해서는 주무관청인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구간 개통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철도의 경우 전기 공급 문제 등으로 구간 개통에는 제약이 따른다”면서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안산선 개통 지연에 따른 사업 투자 손실이 커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넥스트레인 측에 따르면 현재 신안산선 건설 비용에 따른 이자만 한 달에 70억원 가량 발생하고 있다. 연간 지출하는 이자만 840억원에 달한다. 사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투자 손실은 지속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

신안산선 사업이 위험분담형 민간투자(BT0-rs)방식을 취하는 만큼 발생하는 손실분에 대해서는 민간사업자인 넥스트레인과 정부가 나눠 부담한다. 위험분담형 민간투자 방식은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이익을 정부와 민간이 함께 나누는 방식이다. 기존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에서 민간사업자가 짊어지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단점을 보완하고 이들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고안됐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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