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운동장 일대를 ‘스포츠·전시컨벤션(MICE)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2031년 3만석 규모 돔구장과 야구장 뷰를 품은 호텔, 첨단 전시공간,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다만, 기존 잠실야구장 처리 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용적률 400%로 상향 공고

서울시는 지난 14일부터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열람공고를 시작했다. 이 사업은 잠실운동장 일대에 돔 야구장과 MICE센터, 업무·숙박·상업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한화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총 사업비만 2조1672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변경안에는 잠실운동장 일대 용도지역을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3단계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른 상한 용적률은 기존 200%에서 400%로 변경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는 들어갈 수 있는 시설도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을 구현하기 위해선 도시계획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했다.

■3만석 규모 돔구장…코엑스~GBC~세텍 잇는 클러스터 완성

서울시는 종·용적률 상향을 통해 삼성역~잠실역~대치역을 잇는 초고층 건축물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잠실운동장은 강남구 삼성역 인근 코엑스(COEX)~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대치동 세텍(SETEC·서울무역전시장)을 잇는 클러스터와 연결된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GBC에 대해 105층 마천루는 포기했지만 55층 초고층 계획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시는 이를 고려해 잠실 MICE 센터와 연계된 업무시설 높이를 200m 이하로 했다. 업무시설 1개 층 높이가 보통 4m란 점을 고려하면 50층 안팎 건물이 지하철 2·9호선 종합운동장역 인근에 들어설 수 있는 셈이다.

돔 야구장은 최고 높이를 76m로 정했다. 호텔과 연계한 3만석 이상으로 계획한다. 총 300실 규모 4성급 비즈니스호텔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중 120여실은 야구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미국 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인 ‘로저스센터’(Rogers Centre)처럼 야구장 뷰를 갖춘 객실을 만드는 것이다.

■ 새 야구장은 좋은데, 기존 구단 어쩌지

잠실마이스 프로젝트와 관련해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두산 등 프로야구계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아직 대체 구장을 찾지 못해서다. 야구장은 매주 수만명이 이용하는데 임시로 짓는다 해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LG는 지난해 경기당 평균 1만6000여 명, 두산은 1만2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일각에선 바로 옆 축구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 쓰자는 의견도 나온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 축구장으로 쓰고 있는 잠실종합운동장을 대체 야구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안전성을 검토하는 용역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해 9월 양 구단에 구로구 고척돔과 양천구 목동야구장, 수원·인천 등지의 구장을 기존 구단과 나눠쓰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와 두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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