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 입주민은 전기를 체크하다가 콘센트에서 폭발이 일어나 화상을 입었습니다. 벽 자체가 기울어진 집도 있어요. 완전 아수라장입니다. 행복하기 살기 위해 분양받았는데 (사전점검 이후)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있어요!”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 입주예정자 A씨)
한 아파트 대문 앞. 누군가 이곳에 시멘트 물을 수차례 흘린 듯, 길쭉한 회색 물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도구를 댄 듯한 직선 모양 옆에는 비정형적으로 흘러내린 모습이 섞여 있다. 대문 손상을 줄일 가림막 없이 최소 2번 이상의 시멘트 작업이 이곳에서 이뤄졌음을 유추할 수 있다.
놀랍게도 이 현장은 이달 31일 입주 예정인 신축 아파트다. 대구 북구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로, 최고 47층, 6개 동, 전용 83~137㎡, 총 907가구 규모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최근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부실 공사를 지적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사전점검을 진행한 결과, 곳곳에서 이른바 ‘날림공사’ 흔적이 발견됐다는 것. 입주 예정자들은 “다 지어야 준공이지, 공사판에 입주하냐” “형편없는 하자 시공, 협의 없는 설계변경” 등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현대건설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입주 예정자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공용 공간의 계단 타일이 깨져있거나 소화전이 들어갈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규격이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
신축 아파트의 흔한 하자로 불리는 누수나 마감재 이격, 콘센트 불량 등의 하자도 발생했다. 창문이 외부의 물을 막지 창틀을 넘어 물이 유입되거나, 창문 틀에 이격이 생겨 날카로운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경우도 있었다. 입주민들은 이로 인해 창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가구에선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았다가 폭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입주민 A씨는 “전기를 확인하다가 (콘센트에서) 폭발이 일어나 화상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가구 내에서도 부실 공사 흔적이 남아 있다. 에어컨 호스가 외부로 연결되는 공간에는 마감재가 제대로 메워지지 않았다. 일부 가구는 전등이 천장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위험천만한 상황을 예고하고 있었다.
일부 가구 피난구에는 철제 사슬이 감겨 있었다. 하향식 피난구는 최근 신축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사다리 형태의 피난 장비다. 덮개를 옆면 사다리를 펼칠 수 있는 레버가 있어서 윗집과 아랫집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돕는다.
이에 대해 한 입주민은 “불나면 다리 하나쯤은 내주고 큰 용기로 번지점프를 하라는 건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단지 입주 예정자들은 대구 북구청에 아파트 시공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관련 공문에 따르면 북구청은 입주민으로부터 “마감자재 및 제품이 제출된 표와 동일한 지 여부 확인을 한 확인서를 요청한다”며 “감리업무 수행을 미흡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는 민원을 받았으며, 시공사와 감리 업체 측에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다.
시공사와 감리업체는 시공 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측은 “설계도서에 맞는 시공 및 기준에 맞는 건축 자재인지 여부 확인 등의 업무를 수행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답변했다. 감리업체는 이에 대해 “적합함”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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