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미국과 유럽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 펀드가 줄줄이 만기 연장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원격근무 보편화로 해외 오피스에 공실이 발생하고 자산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해외 오피스 시장이 좀처럼 침체를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하나대체투자나사1호가 지난달 29일 수익자총회를 열어 펀드 만기를 5년 연장하는 안을 가결했다.
2017년 3월 30일 설정된 이 펀드는 본래 만기가 2024년 3월이었으나, 수익자총회에서 펀드 만기 연장안이 통과되면서 2029년으로 늘어났다.
이 부동산 펀드는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인근에 있는 ‘투 인디펜던스 스퀘어’(Two Independence Square)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다. 원래는 만기가 이 달로 다가왔지만, 빌딩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청산을 5년 뒤로 미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사가 임차해 우량자산으로 주목받았으나, 코로나 펜데믹 이후 미국 오피스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자산 가치가 급락했다. 지난 1월 실시한 자산재평가 결과 최초 취득가액 약 1억6243만달러였던 현지 자산 가격은 9240만달러로 43.11% 하락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이지스글로벌229 펀드도 지난달 만기를 3개월 연장했다. 이 빌딩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업무지구에 위치한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했는데, 시장 침체와 공실률 상승 등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디폴트 가능성도 제기 됐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주로 미국과 유럽의 대형 오피스 빌딩을 자산으로 담은 경우가 많다. 우량한 글로벌 대기업이 장기 임차계약을 맺어 임대료가 안정적인데다 당시 미국 금리가 0%대로 낮은데, 배당 수익만 연 6~7%에 달해 은퇴 세대들이 노후 대비용으로 투자한 경우가 많다.
지난달 22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을 발표하며 관련 브리핑을 열고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와 관련해 일정 부분은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임대형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21개며 설정액은 2조28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로 설정액은 9333억원이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개인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에 대해서는 투자 정보가 충분히 공시됐는지 모니터링 및 제도 개선하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만기를 연장하며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당분간 매입가격 수준에 건물을 살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해외 오피스 펀드 부실이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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