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동탄 41평 22억원에 살거면 강남에서 국평(국민평형의 준말, 84㎡)집 사는 게 낫지 않나요?”

올해로 입주 3년을 맞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롯데캐슬’이 지난달 신고가를 경신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단지가 교통, 상업시설 등을 갖춘데다 고층·대형·신축 등의 조건을 모두 갖춰 집값이 크게 뛴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이달 GTX-A노선 개통을 앞두고 동탄역롯데캐슬 신고가 거래가 동탄 일대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신고가 거래가 다른 단지 매수세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 102㎡가 지난달 19일 22억원(34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주택형이 9월 21억원(25층)에 거래됐는데 5개월 만에 1억원이 뛰며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동탄역롯데캐슬은 2021년 입주한 준공 3년차 아파트로 최고49층 4개동 전용 65~102㎡ 940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교통·생활편의시설 등을 갖춘 주거 여건이 좋다는 점 때문에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단지는 SRT·GTX-A동탄역을 끼고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동탄역에서 SRT를 이용하면 강남구 수서역까지 16분이면 닿을 수 있어 강남 업무지구로 출퇴근 시간이 40분 내외다. 게다가 롯데백화점도 단지 북측에 맞붙어 있다. 실제 현지에서 이 단지를 거래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는 "투자자가 아닌 실거주자가 거래한 사례"라며 "동탄 내 대형 주택형을 갖춘 신축단지가 희소하다보니 매수자가 해당 금액에 거래했다"고 했다.

다만 이 단지 가격 상승세가 동탄 전역의 가격 상승을 견인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현지 부동산에서는 최근 신고가 거래가 매수 시장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동탄역롯데캐슬을 기준으로 동탄대로 동측에 자리 잡은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84㎡는 매도 호가가 13억원(3.3㎡ 당) 내외다. 같은 주택형 롯데캐슬 호가가 16억~17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3억원 이상 저렴하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저렴한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가격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입지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지어진 지 9년차라 신축이라고 보기 어렵고 대형 주택형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이 일대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라고 했다.

앞으로 옥석가리기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동탄역 역세권 아파트 대형 주택형에서 신고가를 경신한 것은 동탄에 84㎡ 이상의 대형 주택형이 드문 데다 신축 단지 중 교통, 상업시설 등 좋은 입지를 갖춰 옥석가리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난 상승기 때처럼 인근 시세도 함께 상승하기보다는 가격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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