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달 26일부터 은행권에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앞둔 차주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025년까지 많게는 1억원 가량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초 차츰 회복세였던 주택 시장 매수심리가 또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26일부터 은행권 스트레스DSR 도입…연소득 5000만원 차주, 대출한도 3000만원 깎여
스트레스 DSR 은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DSR은 차주의 총 소득에서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현행 규정상 40%를 넘지 말아야 한다. 같은 금액을 빌리더라도 가산 금리가 적용되면 총 대출 한도가 감소해 차주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말 금융위원회는 과거 5년 내 가장 높았던 수준의 가계대출 금리와 현시점(매년 5월·11월 기준) 금리를 비교해 결정하되, 하한(1.5%)과 상한(3.0%)을 두는 식으로 가산금리를 정하기로 했다. 변동금리에 비해 금리 변동 위험 수준이 낮은 혼합형·주기형 대출에 대해서는 이보다 완화된 수준으로 금리를 적용한다.
금리 상승기에 스트레스 금리가 작게 나와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금리 하락기에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이 커지는 것을 예방하겠다는 조치다. 다만, 스트레스 금리는 DSR로 따진 대출 한도 산정 때만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갚는 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금리는 단계적으로 높여간다. 상반기(1~6월)엔 스트레스 금리의 25%, 하반기(7~12월)는 절반(50%)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스트레스 금리를 그대로 100% 반영한다.
이러한 계산법에 따르면 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대출을 받는 경우 최소 500만원부터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 한도가 깎인다. 기존까지는 변동금리나 혼합형, 주기형 대출 상품 모두에서 3억3000만원을 빌릴 수 있었는데, 2025년에는 최대 5000만원까지 줄어 2억8000만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연 소득이 1억원인 차주는 대출 한도가 2025년 최대 1억원쯤 감소하게 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은 과도하게 돈을 빌렸다가 예상치 못하게 금리가 올라 어려움에 처하는 차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다음 달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였는데, 찬물 끼얹어져…“주택 시장 관망세 심화할 듯”
하지만 내 집 마련을 고려했던 차주들은 예상하지 못한 규제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달 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22~5.764%였으나 지난달 말 기준 연 3.28~5.810%로 높아졌다. 변동금리는 연 3.96~7.034% 수준이다. 가산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가 올라가면서 DSR 비율이 커지고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여기에다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서 대출한도는 더 작아질 수밖에 없어 차주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올초 수도권 주택 시장은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차츰 회복되고 있던 상황인데, 이 같은 흐름에 찬물이 끼얹어졌단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3만2111건으로 지난달보다 19.2%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2만5761건)와 비교했을 때는 80% 늘어는 수치다. 수도권은 1만2083건으로 작년 같은달보다 90.8% 거래량이 증가했고, 서울의 경우 2456건으로 같은시기보다 11.5% 증가했다.
지난해 초 미국 금리 인상폭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금리가 동결되고 아파트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거래가 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스트레스DSR이 도입돼 이 같은 흐름이 깨지고 다시 주택 시장 거래량이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백세롬 부동산R114 연구원은 “변동금리 대출차입자는 미래의 금리변동 위험을 감안한 수준에서 대출을 이용하기 때문에 과도한 상환부담과 대출금 연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며 “다만 대출 가능금액이 줄어들어 현금 자산에 대한 여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아파트 매수 결정을 관망하는 시장 분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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