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오세훈 서울 시장과 한강르네상스, 뗄레야 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한강르네상스 사업 중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한강프로젝트 주요 사업을 보면요. 서울링부터 시작해서 노들섬 프로젝트,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곤돌라 등이 있습니다. 한강 곳곳에 랜드마크 시설을 짓겠다는 구상입니다. 최근엔 상암동에 대관람차 ‘서울링’, 한강곤돌라, 한강리버버스 이런 것들이 화제가 됐었죠. 이걸 한강르네상스 2.0 ‘시즌2’라고 합니다.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 설치될 서울 랜드마크 서울링은 총 사업비만 무려 9000억원입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한번에 약 1440명이 탈 수 있다고 합니다. 지름만 무려 180m로 완공되면 두바인 아인두바이(258m) 다음으로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관람차가 됩니다. 영국의 런던아이 135m보다도 높습니다.
오 시장의 한강 사랑은 정말 유별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오 시장의 한강르네상스에 대한 평가도 엇갈립니다. 대표 업적으로 꼽히기도 하는 반면에 전시행정이라는 꼬리표도 붙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4년만에 흑자를 본 세빛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 기간 3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이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2022년과 비교해 40% 증가한 239만명이 방문해 개장 이후 최대 방문객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회계결산 결과, 2020~2022년 3년간 세빛섬의 영업이익이 적자였으나 무료 영화제와 세빛섬 옥상정원 개방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2023년 흑자로 전환됐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4억여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의 장기화로 세빛섬의 영업손실은 2020년 18억원, 2021년 16억원, 2022년 3억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운영비, 이자 비용, 감가상각비 등이 발생해 적자가 지속됐고 2020~2022년 코로나 장기화로 이용객이 줄면서 매출액도 급감해 경영상 어려움이 누적됐습니다.
세빛섬은 2022년 말까지 8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세빛섬은 지난해에도 결손금이 1217억원 발생하며 마이너스(-) 상태의 자본총계를 유지했습니다. 통상 자본잠식률이 100%를 넘어가면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하는데 지난해 세빛섬의 자본잠식률은 이를 훌쩍 뛰어넘은 285%를 기록했습니다. 오 시장은 한강 반포대교 남쪽에 인공섬을 띄워 서울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세빛섬을 야심작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 안전성 논란 등을 겪으며 '세금둥둥섬' 이란 오명을 안기도 했습니다.
세빛섬 최대주주는 효성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로 지분율은 62.25%입니다. 세빛섬의 2대 주주는 SH공사로 지분율 29.9%입니다. 139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세빛섬 사업에는 직접 투입된 서울시 예산은 없습니다. 사업시행자인 효성티앤씨가 BOT(Built Operate Transfer) 방식으로 민간투자한 후 지분 62.25%를 보유해 직접 운영합니다. 2014년부터 2034년까지 20년간 무상임대 후 서울시에 사업시설물을 기부채납하고 이후 10년간은 유상임대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매해 적자가 불어나고, 대출이자가 급등하면서 효성과 SH공사 등 주요 주주들은 1000억원 가까이 긴급 투입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3월 SH공사를 비롯한 출자자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의 과다지출을 막기 위해 세빛섬 운영주체인 세빛섬의 부동산 PF 대출 984억원을 대신 갚았습니다. 효성티앤씨가 701억원, SH공사가 239억원, 3대주주인 대우건설이 44억원을 각각 대여했습니다. ‘세빛섬’ 운영사는 은행에 고액의 이자 내지 않고 대위변제를 한 주주사에 저액 이자를 지불하게 돼 재정 부담을 줄였습니다.
하지만 민간투자 사업 방식을 활용한다고 해서 서울시가 세금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서울도시주택공사(SH)는 2대 주주이자 세빛섬의 대출금 239억원에 대해 지급 보증도 섰기 때문입니다. 세빛섬의 경우 연간 이자비용을 60억원 가까이 아낄 수 있게 된 반면 출자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을 떠안은 셈입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4년만에 첫 흑자가 그만큼 의미가 있기도 한데요. 또 한가지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상업광고입니다. 그동안 상업광고가 어려웠던 세빛섬에 광고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산업융합촉진법’ 규제특례제도 승인으로 올해부터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 재정건전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루이비통이 효성티앤씨 등 운영사와 세빛섬을 통째로 빌리는 협약을 맺고 수억원의 대여료를 지불했는데요. 잠수교가 한강과 어우러진 명품 런웨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서울, 그것도 한강 잠수교 다리 위에서 루이비통이 패션쇼를 연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며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체감하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한강도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홍보가 됐던 건데요. 세빛섬 운영사는 앞으로 이런 대형 행사 뿐 아니라 외부 LED 전광판을 활용한 상업광고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합니다.
‘세빛섬’은 한강르네상스 사업 중 하나였습니다. 2011년 9월 준공돼 2014년 전면 개장했습니다. 2011년 개장할 예정이었는데 박원순 전 시장 취임 이후 사업에 대한 감사원과 서울시 감사로 2011년 9월 준공 뒤 전면 개장까지 3년 가까이 지연됐습니다. 2011년 여름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됐고 2012년 민간 사업자 특혜 논란으로 서울시 특별감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감사결과 SH공사 직원 15명이 징계받기도 했습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세빛섬을 조성한다는 오 시장 계획에 반대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흑자 전환 소식으로 오세훈 시장에 대한 재평가도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서울 최대 레저공간인 한강공원에 랜드마크 시설물이 자리잡은 것이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 나쁘지 않아 보인다는 주장입니다. 앞으로도 국내 넘어 국제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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