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 고양시에 대규모 아레나 등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는 CJ라이브시티 사업이 10개월째 중단되면서 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경기 고양시 시민 40여 명은 이날 경기도의회를 찾아가 ‘경기도, CJ는 국토부 중재안 즉각 수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시민단체 일산지킴이 소속인 이들은 “CJ 라이브시티가 침체한 지역 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공사가 멈춰 사업 부지가 거대 흉물이 됐다”고 밝혔다.
‘CJ라이브시티’는 2015년부터 CJ그룹이 추진한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다. 지하 1층~지상 5층 실내 2만명, 야외 4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국내 최대 전문 공연장(연면적 11만836㎡)과 상업·숙박·업무·관광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당초 올 연말까지 완공될 계획이었다.
CJ라이브시티가 개장되면 10년간 부가가치가 30조원에 달하고, 직접 일자리 창출 9000명, 간접 취업 유발 인구가 20만명에 달해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축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사업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무엇보다 인근 송전망 구축이 늦어져 CJ 라이브시티 호텔과 쇼핑몰에 쓸 전력을 제 때 공급할 수 없게 되자 CJ라이브시티는 지난해 4월부터 공사를 전격 중단한 상태다. 인허가권자인 경기도와 사업기간 및 지체보상금 문제를 놓고 의견 충돌이 벌어진 것도 개발을 발목 잡았다.
CJ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공연장 아레나 공정률은 17%, 다른 부지는 공사가 전혀 진행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민관합동 조정위원회를 열어 CJ측과 경기도 사이의 중재안을 냈으나, 경기도가 현재까지 중재안을 적극 수용하지 않으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중재안의 핵심 내용은 경기도가 공사 완공 기간을 늘려주되 지체 보상금은 면제하고, 대신 CJ가 그 비용을 지역 발전에 쓰라는 것이었다.
이상원 경기도의원은 20일 김동연 경기지사에 대한 시정 질의를 통해 “국토부의 중재안을 CJ가 수용하기로 한 만큼 경기도는 이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김종혁 고양병 국민의힘 예비후보도 “서울과 인천이 아레나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데 정작 가장 먼저 시작한 고양 라이브시티는 중단됐다”면서 “경기 북부를 살리기로 공약한 김동연 지사가 결단을 내려야 공사가 재개될 수 있다”고 했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중지된 아레나 공사 및 사업 재개를 위해, 1000억 상당의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등 사업 추진 동력 회복을 위한 준비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며 “국토교통부의 PF조정위를 통해 도출된 조정안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경기도와 원만한 합의에 이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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