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020년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세종시 집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단지가 많았던 만큼 부동산 업계에서는 세종시 부동산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세종시에서 신축 아파트 분양을 앞둔 만큼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값보다 비쌀 경우, 기존 주택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고금리·부동산 불경기에 96㎡가 6억원 하락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하락하다 상승전환하며 반등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부터 3개월째 하락하며 2차 하락장에 진입했다. 소담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세종시는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인만큼 하락폭도 컸다”며 “59㎡ 아파트가 2022년 4억원 밑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A씨는 “하지만 세종시가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고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며 2023년 다시 4억5000만~6000만원으로 올랐으나 금리 변동 여부가 불확실해 다시 주춤해 4억 2000만원으로 내려 앉았다”고 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고가 대비 집값이 절반 가까이 하락한 사례도 있었다. 반곡동 수루배마을1단지 96㎡은 2021년 3월 13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으나 지난달 7억5000만원에 거래돼 6억원 하락했다. 다정동 가온6단지중흥S-클래스센텀시티 108㎡가 14억원(2020년 7월)에 거래됐으나 5억7000만원 하락해 지난달 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세종시에서 상권·학군이 밀집한 2생활권 일대 아파트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박영석 돈방석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나성동의 경우 84㎡ 아파트 호가가 10억원이 넘지만 실제 거래는 8억원대에 이뤄지고 있다”며 “시세 대비 저렴한 급매물이나 소형 주택형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대형 주택형은 거래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와 달리 정책대출 출시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는 “지난해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면서 1분기에만 50여건 거래를 했는데 올해는 신생아 특례대출의 효과가 출시됐는데도 시장에 별다른 미동이 없었다”며 “당분간 집값이 떨어지고 금리도 크게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사 비용, 금융비용 등을 아끼려고 매수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 “상승한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값 끌어올릴 것”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점진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2년간 세종시에서 신규공급이 없었던데다 분양가가 상승해 기존 아파트값 상승을 이끌었던 것처럼 세종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영석 돈방석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올 하반기 분양을 앞둔 아파트가 5·6생활권에 밀집해 있다”며 “상대적으로 선호도 높은 생활권의 기존 아파트값이 신규 아파트 분양가보다 저렴할 가능성이 높아 거래가 몰리며 매매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집값이 크게 상승했던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진 단지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자 주변 집값을 끌어올렸다. 당시 화성시 청계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B씨는 “예비청약자들이 청약을 실시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보러 왔다가 주변 단지들을 둘러봤다”며 “청약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지 대비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단지 중심으로 매매거래가 이뤄졌다”고 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확정 여부도 매수 의사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B씨는 “최근 매물을 보러온 매수대기자들은 금리 인하가 확정되지 않아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때 금리가 내려가면 매수를 하겠다고 의사를 표현했다”고 했다. B씨는 “매도자들은 호가를 내리지 않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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