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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믿고 분양가 2배" 부천역 5분 거리 주상복합 통째로 공매행

뉴스 서지영 기자
입력 2024.02.21 13:22 수정 2024.02.21 13:35

[땅집고] “분양이 많이 안 됐죠. 오피스텔은 분양이 거의 안 됐죠. 분양대금이 들어 와야 하는데 PF 이자를 감당을 못하니까 공매로 4차까지 진행 예정으로 돼 있으니까 기다려봐야죠” (부천 원미구 심곡동 글로리아 분양 관계자)


경기 부천시에 있는 한 역세권 주상복합 단지 곳곳에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1층에 있는 분양 홍보관 문은 잠겨 있는데요. 이 주상복합 단지에만 229개 물건이 한꺼번에 공매로 올라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 단지는 부천시 심곡동에 위치한 ‘글로리아’입니다. 지하2층~지상 20층 규모 건물로 아파트 56가구, 오피스텔 60실, 도시형생활주택 140가구, 근린생활시설 10개 호실로 구성됐습니다. 지난해 2월 완공과 함께 입주를 시작했지만 전체 256가구 가운데 220여 가구가 공매로 나왔습니다.

이 단지는 후분양 단지인데요. 지하철 1호선 부천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입니다. 지난해 2월 준공을 마쳤지만 1년 동안 이 주상복합건물 전체 가구 가운데 약 10%만 분양을 완료했습니다. 분양 실적이 저조해 공사비를 갚을 수익이 나오지 않자 공사비를 빌려준 대주단이 대출금을 일부 되찾기 위해 건물을 통째로 공매에 넘긴 겁니다.


부천 원미구 심곡동 글로리아 분양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분양이 거의 안 됐다”며 “분양 대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PF 이자를 감당을 못하니까 현재 공매로 4차까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지가 분양에 실패한 이유가 뭘까요.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와 함께 주변이 모텔촌으로 둘러 싸인 입지에 높은 분양가로 들어선 점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단지는 부천역세권 주거시설로 홍보됐지만 실상은 여인숙이 판치는 입지에 들어서 있습니다. 보다시피 주차 출입구를 나오자마자 모텔 출입구와 맞붙어 있는데요. 부천역에서 단지가 들어서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면 5개 건물 중에 3곳이 여인숙, 모텔입니다. 게다가 이 단지는 부천역을 지나는 기찻길과 맞붙어 있습니다. 전철이 지나는 소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좋지 않은 입지에 높은 분양 가격으로 나왔다”며 “분양가가 올라가 있는 상태에 인근 오피스텔 매매가는 떨어지는 상황이기때문에 시세 간 갭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천역 글로리아 오피스텔 초기 분양가는 전용8평 분양가가 2억1000만원대이고, 가장 큰 전용13평은 3억4000만원대입니다. 글로리아 오피스텔과 직선거리 200m 떨어져 있고 2018년 준공한 전용25평 오피스텔이 3억1000만원에 나와 있습니다. 글로리아 오피스텔 바로 옆에 있는 부천역세권 구축 오피스텔 가격이 전용13평 매물 기준으로 1억원대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글로리아 오피스텔의 분양가가 두 배 가까이 높은데요. 노후 주거 환경과 높은 분양 가격에 글로리아 오피스텔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부천역 오피스텔 통공매 사례처럼 수도권 역세권 오피스텔 사업장 역시 공매에 나올 수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장 핵심인 것은 토지를 매입해서 개발하는 그 과정 안에서 토지를 역세권 중심이다 보니까 비싼 가격에 매입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역세권에 대한 가치를 지불하고 개발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고금리의 상황이 장기화되는 시기에는 지역별로 또 역세권별로도 공매가 나타날 수 있을 것”고 전했습니다.”

과거 아파트 대체제로 오피스텔 투자 광풍이 풀던 시기와 달리 현재는 고금리에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오피스텔 분양률은 더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업계와 오피스텔 전문 투자자들은 입지가 떨어지는 오피스텔에 대한 매매보다는 서울에서도 ‘역세권’ ‘1억원대’ 오피스텔 경매를 노리는 것이 훨씬 낫다고 조언합니다. 이런 매물은 찬바람이 부는 경매시장에서도 응찰자가 벌써부터 몰리고 있는데요. 서울 외곽 지역이 아닌 강남·송파에 전용 10평 미만 소형 오피스텔도 낙찰가율이 90% 안팎에 달합니다.

금리 부담이 없는 낮은 금액의 경매 물건에 대해선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서울 역세권 입지에도 1억원대 오피스텔이 여럿 나와 있는 상황에서 경공매로 나온 수도권 역세권 오피스텔에 대한 메리트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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