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교보문고, 영풍문고도…대형 서점, 지하에만 있는 이유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02.15 07:30

[땅집고]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에 입점한 교보문고 광화문점.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대형 서점마다 지하에서만 영업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대형 서점이 대부분 건물 지하층에 입점하는 현상을 두고 신기하다는 반응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 규모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경우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에 있고, 영풍문고 본점인 종각종로점 역시 영풍빌딩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중고 서점으로 유명한 알라딘도 대부분 지하층 점포에 출점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바로 책 무게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건물 중 서점이 보유한 모든 책의 무게를 견딜 만큼 튼튼하게 지어지는 부분이 사실상 지하층밖에 없어, 서점의 지하층 출점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땅집고] 건물 용도별 설계 하중 기준 . /이지은 기자


현행 국토교통부 건축구조기준은 건물 용도에 따라 단위 면적당 견뎌야 하는 하중을 정하고 있다. ‘건축물 설계하중’이다. 건물 용도별 하중 목록을 보면 도서관 용도 건물에서 책을 보관하는 서고는 1㎡당 750kg을 견딜 만큼 튼튼하게 설계하도록 정하고 있다. 일반 아파트 거실이 200kg, 사무실 용도 공간이 250kg를 견디면 되는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튼튼하게 지어야 하는 셈이다.

도서관의 경우 설계할 때부터 책 무게를 고려해서 짓기 때문에 지상층에 책을 많이 보관해도 안전하다. 하지만 서점 전용으로 건축하는 건물은 얼마 없어, 대형 서점이 입점할 수 있는 지상층 건물은 거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서점마다 대안으로 지하층 출점을 결정하고 있다. 건물 지하 공간은 1㎡당 1200kg 하중을 버티도록 설계하도록 되어 있어서다. 건물 지하층에는 주로 주차장을 배치하는데, 자동차 무게를 고려해 설계 하중 기준 역시 높게 책정됐다. 즉 책을 많이 보유한 대형 서점일수록 건물 안전을 고려해 지상층이 아닌 지하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땅집고] 대구백화점 지하 1층에 2016년 출점한 영풍문고 대백점. 2021년 영업을 종료했다. /대구백화점


한편 책 하중을 고려해 튼튼하게 지은 지상 도서관이라도 설계 기준을 초과할 정도로 많은 책을 보관하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2011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학 10곳 중 건물이 버틸 수 있는 책 무게인 ‘최대 적정소장 책 수’를 넘긴 대학이 6곳이나 됐다. 당시 제주대 중앙도서관이 기준의 66%를 초과했고 강원대 중앙도서관 58%, 충북대 중앙도서관 36%, 경북대 중앙도서관 30%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원대의 경우 중앙도서관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책 무게 때문에 지반 침하와 외벽 갈라짐 현상이 나타났다. 책이 집중적으로 쌓인 곳은 하중을 몇 배씩 더 받고 있어 건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대 중앙도서관은 바닥에 균열이 있어 증축하더라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결과를 통보받기도 했다.

[땅집고] 수도권의 한 국립대학교 도서관.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온라인 커뮤니티


도서관이 무너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외국 대학에서는 저작권이 만료된 책은 디지털책으로 변환하거나, 인근 도서관끼리 연합해 책을 공동보존하는 서고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해진다.

대형 서점이 지하에만 출점하는 이유를 접한 네티즌들은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책 무게가 진짜 무겁다, 이사할 때 사과박스에 책 가득 넣어서 들었다가 허리 나갈 뻔했다”, “만약 자연재해가 나면 튼튼하게 지은 도서관으로 대피해야겠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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