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A 노선도 환경영향평가 8년 뒤 개통…GTX 투자 자칫하면 10년 물린다"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4.02.11 07:30

[돈버는퇴근길] "A 노선도 환경영향평가 8년 뒤 개통…GTX 투자 역세권 옆 개발사업에 달렸다"- 김종율 옥탑방보보스 연구소 대표

“역세권 개발사업이 투자가치 확 높인다”
“GTX-E·F 노선 사업성 낮아”
“D노선 김포 장기, C노선 평택·서수원·금정을 주목해야”

[땅집고]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D·E·F 노선 확정, GTX-A·B·C연장 노선이 발표됐다. 가장 눈에 띄는 노선은?

“아무래도 D노선이다. 강남 업무지구를 관통해 사업성이 상당히 높다. 신림·사당 강남·삼성·잠실 등 핵심 노선을 다 지난다. 기존에 경제성이 워낙 좋다고 꼽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를 기반으로 노선이 연장된 형태다. 장기역 외에도 대장∼홍대 노선이 계획된 대장역, 인근에서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부천종합운동장역도 지가 상승이 기대된다. 하지만 호재로 가격이 오르기에는 사업이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노선과 F노선은 어떤가.

“E노선과 F노선은 선거철 선거 공약 냄새가 나는 건 사실이다. E노선은 공사하기도 굉장히 힘들 것이다. 산세가 심하고 노선 자체도 구불구불하다. 거기다가 사업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지금 정부 재정이 좋지 않다. 재정 방식으로 사업하기는 어렵다. 3000억 이상 규모의 정부 사업은 어차피 예비타당성 조차를 거쳐야 하는데 예타 통과하기도 수월하지도 않다.

과거에 철도 1km 공사하는데 1000억 정도 들었다고 하는데 지금 1300억이 투입된다. 사업성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런 노선에 대한 투자 전략은 3~4년 만에 할 철도 관련 투자를 한 10년 단위로 해야 하는 굉장히 길어지는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땅집고] GTX 노선도.


-김포는 교통난이 극심했다. 김포 장기 등은 GTX-C, 5호선까지 들어서면 트리플역세권이 된다.

“장기역은 신설되는 GTX-D 노선의 서쪽 종점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GTX-D에 앞서 방화에서 출발하는 5호선이 김포로 먼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5호선도 착공까지 거쳐야할 관문이 있지만, D노선보다는 빠르다. 이 외에도 장기역 인근에서는 제2순환고속도로 파주 개통, 강화-계양 간 고속도로 등 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강화-계양 고속도로는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 노선안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서 최초로 발표한 신도시인 김포 콤팩트시트도 개발한다. 콤팩트시티 보상이 가시화하거나 강화-계양 간 고속도로가 착공한 뒤에도 GTX-D 노선 호재가 또 얘기가 계속 나올 거다. GTX 외에 다른 호재들이 워낙 많아 투자처로 상당히 좋다.”

- GTX-D노선이 강남 직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D노선 기준으로 김포 인천 외 서울 동쪽으로 확장은 어떻게 보나

“GTX-D 노선이 강남·수서를 지나 성남 모란·경기광주를 거쳐 원주까지 간다. 수서광주선과 경강선을 공용으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성남 모란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처다. 복정에서 모란으로 오는 BRT와 모란에서 남한산성역으로 가는 BRT사업이 있다. 1단계 사업이 올해 말 착공 예정이다. 그리고 성남 구도심은 정비사업이 굉장히 활발하게 이뤄졌다. 배후 수요가 상당히 늘었다. 도시개발 사업이나 역세권 개발 사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 기존 구도심 재개발을 필요로 하는 요구가 커질 것이다.”

-GTX-C노선 연장안도 기대가 크다. 지제역에선 벌써 아파트 호가가 크게 뛰었다.

“신규 연장 노선 중에선 GTX-C노선 지제역이 제일 속도가 빠를 것이다. 지제역 북쪽에 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GTX-A 노선 동탄까지 공사가 거의 끝났다. SRT 노선이 위로 지나가고 그 밑으로 GTX가 지난다. SRT·GTX를 같은 방식으로 지제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호매실 연장 철도 호재가 있는 서수원, 공업지역 개발 가능성이 좋은 금정·군포 쪽도 눈에 띈다.”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경기 의정부시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착공 기념식에 참석했다./대통령실


-C노선 북쪽 연장안은 어떤가.

“경기도 계획을 보면, 경기 북부의 거점 도시는 의정부다. 도로망 뿐 아니라 교통망 계획까지도 의정부역 위주로 설계된다. 의정부역 더 북쪽으로 역세권 아파트는 몰라도 토지 투자는 부정적으로 본다. 양주 덕정을 보면 수도권 순환고속도로나 동부간선도로 연결하는 도로가 계획돼 있음에도 추진 속도가 더디다. 철도가 개통하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오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토지 투자처로는 주변 개발 사업이 더디면 한계가 있다.”

-철도 개발 호재는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 투자할 때 주의할 점도 많을 것 같다.

“철도는 착공 전에도 최소한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착공 전에 실시계획, 기본계획이 있다. 또 그 앞에는 예비타당성 검토가 있다. 그 사이엔 환경영향평가도 있다. 최소 4~5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도. D노선도 착공까지 7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GTX-A 역시 전략환경영향평가로부터 8년, 착공 이후 5년이 지나서야 개통 소식이 들렸다.

그러면 지금 ‘GTX-D 역세권 투자를 하면 7~8년 뒤 착공할 때쯤 가격이 많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역세권 땅값은 철도 개통보다는 역세권 개발 사업에 크게 좌우된다.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고양 대곡역 일대는 여전히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역세권 개발 사업은 역 착공 무렵에 보상과 행정계획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 7~8년 뒤에 역세권 개발 계획이 나온다고 가정하면, 다른 데 한번 투자를 한 다음에 GTX-D 역세권 투자에 뛰어 들어가도 된다는 얘기다. 다른 노선 투자도 마찬가지다. 급할 필요가 없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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