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헐, 예전에는 압구정현대가 서울 동작구 아파트보다 더 싸게 팔렸다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과거 신문기사로 소개됐던 ‘1996년 서울 아파트 시세’ 자료가 재조명받고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면 소위 껌값 수준으로 저렴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어서다. 더군다나 지금과 달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핵심지역 아파트 가격이 주변 지역 집값과 별 차이 없거나, 오히려 저렴한 사례도 적지 않아 눈길을 끈다.
자료에 따르면 1996년 강남구에선 상한가 기준으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이 2억원, 압구정동 구현대(압구정3구역, 현대 1~7·10·13·14차 및 대림빌라트) 35평이 2억3000만원에 각각 팔렸다. 그런데 이 시기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33평이 2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앞서 대치동·압구정동 아파트보다 더 비쌌다.
2024년에는 은마아파트 실거래가가 27억~28억원, 압구정 현대3차가 40억원 정도다. 동작구 대림아파트는 12억원 선으로, 앞서 2개 단지와 비교하면 반값보다 저렴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압도적으로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은마아파트와 압구정현대아파트가 과거 한 때에는 동작구 대방동 아파트보다 저렴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다.
1996년 강동구에선 둔촌주공아파트 25평이 1억5000만원, 34평이 2억4500만원에 팔린 기록이 돋보인다. 현재 둔촌주공아파트는 ‘올림픽 파크 포레온’으로 재건축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단지 34평 입주권이 올해 1월 18억~19억원 선에 실거래됐다. 약 30여년만에 둔촌주공 집값이 15억원 이상 뛴 셈이다.
이어 송파구에선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 34평이 과거 2억2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실거래가는 23억~24억원 안팎이다. 30년 만에 집값이 10배 넘게 오르는 상승률을 보였다.
비교적 집값이 저렴해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거주 비율이 높은 노원구는 과거에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낮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억원대로 내 집 마련할 수 있었을 정도다. 1996년 상계주공10단지 29평이 1억300만원, 중계동 롯데아파트 31평이 1억4500만원, 하계동 건영아파트 31평이 1억6000만원에 각각 팔렸다. 현재 이 단지들은 5억~8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강남권 아파트와 비교하면 30년이 흘렀는데도 집값 상승률이 낮은 편이다.
위 자료를 접한 네티즌들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강북 아파트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강남 아파트가 너무 비싸져서 도저히 살 수 없는 ‘그들만의 리그’가 됐는데 씁쓸하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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