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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용적률 1700% 개발?" 용산 100층 빌딩, 초고층 저주 넘을까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4.02.07 07:30
[땅집고] 용산역에서 바라본 용산게이트웨이 모습. /서울시


[땅집고] 서울 도심에 남은 거의 유일한 미개발지이자 ‘금싸라기땅’으로 불리는 용산정비창 부지가 민간 개발 사업이 무산된 지 10여 년 만에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업무지구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용산구에 100층 내외 초고층 빌딩과 대규모 녹지, 업무와 주거·여가 시설이 들어서는 세계 최대의 '수직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이 지난 2007년 당시 국제 금융위기 여파와 자금난으로 좌초됐던 역사가 있어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위기가 닥치면서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초고층 건물을 건축할 시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업을 추진하다 사업비가 급증하면서 결국 사업 중단에 이르는 ‘마천루의 저주’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일 서울시가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중심지인 국제업무존에 최대 용적률 1700%를 적용해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를 짓기로 했다. 중심에서 주변으로 낮아지는 스카이라인을 구성할 계획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변에는 오피스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호텔, 전망대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는 초고층 건물 건설을 두고 여러 우려가 뒤따르는 만큼 층수 계획을 두고는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갖춘다면 꼭 100층이라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유연하게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초고층 건물은 통상 50층 이상으로 짓는 건물을 의미한다. 초고층에 해당하면 착공 전 각종 건축 인허가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사기간과 공사비가 훌쩍 뛴다. 업계에 따르면 초고층 건물로 지을 경우 3.3㎡(1평)당 공사비는 일반 건물의 2~3배 정도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층 건물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멈추는 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송도국제도시에서 진행하는 랜드마크시티‘인천타워’(610m,151층), 강남 삼성동 ‘현대글로벌비즈니스센터’ (560m,105층) 등이 층수를 낮춰 재추진을 시도하거나 사업비 증액 문제로 사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번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을 앞두고 과거 문제를 답습하지 않도록 개발 방식을 현실화하는데 방점을 뒀다.

2010년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삼성물산 등을 포함해 30개 기업이 출자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드림허브피에프브이(PFV)가 통합개발 방식을 통해 추진했지만, 이번 개발에는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업 시행자로 나선다. 단순히 민간에 토지를 매각했던 과거 방식과는 달리 이번에는 사업 시행자로서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게 코레일 측의 입장이다.

사업은 1·2 단계로 나눠 단계별, 획지별로 추진한다. 코레일과 SH가 2028년까지 토지를 조성하고 도로나 공원 등 도시기반 시설을 먼저 구축하는 단계를 마친 뒤, 총 20개로 나뉜 획지를 민간사업자가 분양받고 서울시와 협의해 건축물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땅집고] 미국 뉴욕 허드슨 강변에 조성된 도심개발지 '허드슨야드'의 모습. /위키피디아


사업 추진 방식은 미국이 ‘허드슨야드’를 개발한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드슨야드는 뉴욕 허드슨 강변 지역에 초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조성한 도심개발사업지다.

허드슨야드의 경우 투자 유치를 위해 세제혜택,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 거래제를 통해 초고층 건물 허용 등 종합적인 계획을 세웠다. 신산업 일자리, 저소득층을 위한 저렴주택, 예술공간, 공개공지 등을 조성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업지역의 경우, 평균 용적률이 2000%가 넘고, 공공 기부 시 용적률을 3300%까지 허용했다. 초고밀 복합개발로 4000여채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민간업체들은 인센티브를 받은 대신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주택 1300여채를 제공한다. 2500개 계단이 얽히고 설켜 벌집을 연상시키는 높이 46m의 나선형 계단 구조물인 베슬(Vessel)과 독특한 설계로 눈길을 사로 잡는 아트센터 ‘셰드’는 이미 세계적 관광지가 됐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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