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용산에 최고 100층 높이 랜드마크가 건물이 들어서면서 이 일대가 국제업무지구로 본격 거듭날 전망이다. 세계 최초로 45층 건물을 잇는 1.1㎞ 길이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도 함께 설치된다.
지하부터 지상, 공중까지 전체 사업부지 면적과 맞먹는 50만㎡의 녹지까지 조성하면서, 용산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 도시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이는 뉴욕 최대 복합개발지인 ‘허드슨 야드’의 4.4배 규모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마련하고 본격 사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개발계획은 서울시와 사업시행(예정)자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함께 마련했다. 공공기관이 개발을 주도하되, 개발이익은 공공 배분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2025년 하반기 기반시설부터 착공해 2030년대 초반 입주가 목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10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2013년 자금 부족·국제금융위기 등으로 구역 지정 해제됐다. 이번 계획으로 용산 일대 개발이 10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세계 대도시 중에서도 도심부에 50만㎡ 규모 융복합 도시개발이 이뤄진 사례는 없다고 강조한다.
■용적률 최고 1700%까지 허용, 100층 높이 랜드마크 짓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업무·주거·여가문화시설을 모두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콤팩트 시티(Compact City)로 거듭날 방침이다. 용도에 따라 국제업무·업무복합·업무지원 등 3개 존으로 구분한다.
먼저 국제업무존(8만8557㎡)은 제3종일반주거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한다. 이에 따라 최대 용적률을 1700%까지 허용해 높이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업무복합존(10만4905㎡)과 업무지원존(9만5239㎡)은 일반상업지역 등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전체 사업지구 평균 용적률을 90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국제존에는 프라임급 오피스, 호텔, 광역환승센터 등을 조성하고 랜드마크 최상층에 전망시설·어트랙션 등 복합놀이공간을 짓는다. 복합존에는 업무 및 기업지원시설이 입주할 예정이다. 지원존에는 주거·교육·문화 등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지하부터 공중까지 녹지공간 마련…용산~한강~노들섬 녹지보행축 완성
시는 용산 일대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50만㎡ 규모 녹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전체 사업 부지면적(49만5000여㎡)과 맞먹는 규모다.
지상공원뿐 아니라 공중녹지(그린스퀘어), 순환형녹지(그린커브), 선형녹지(그린코리더) 등 수직·수평 녹지를 폭넓게 확보한다. 이에 따라 용산공원∼한강공원∼노들섬으로 이어지는 녹지보행축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최첨단 환경·교통 기술을 도입해 '탄소 배출 제로(0) 지구'로 운영할 예정이다. 용산역발(發) 공항철도를 신설하는 등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용산지역 대중교통 분담률을 57%에서 70%까지 끌어올린다.
또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 지정 등을 통해 발생교통량은 절반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친환경 신교통수단을 도입하고, 내연기관차량 운행은 단계적으로 제한한다.
■45층 공중 잇는 1.1㎞ 보행교…100층 건물에는 전망대 설치
서울시는 업무복합존 건축물 고층부(45층)에 스카이트레일을 도입하고, 국제업무존 랜드마크 최고층(100층)에는 전망대·공중정원 등을 지을 계획이다. 국제업무존 저층부에는 콘서트홀, 아트뮤지엄, 복합문화도서관 등으로 구성된 서울아트밴드(가칭)가 들어설 예정이다.
물과 녹지를 활용해 도시 경관도 챙긴다. 만초천 물길의 흐름을 연결해 수(水)공간을 만들고, 한강공원·노들섬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강변북로 상부 덮개공원을 만든다.
사업 안정성과 혁신적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용도지역을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먼저 국제업무존은 획지를 분양받은 민간이 창의·혁신 디자인을 제안하는 경우 도시혁신구역 또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고밀개발이 가능하도록 시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고시를 마치고, 내년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2028년까지 기반 시설 조성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용산 개발이 완료하면 14만6000명의 고용 창출, 32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제 비즈니스 허브이자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상을 담아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구도심 대규모 융복합 및 고밀 개발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도록 모든 행정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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