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가 생활형숙박시설(생숙) 준주택 포함 여부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권고했다. 다만, 국토부는 오피스텔 등 준주택 건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준주택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생숙을 '숙박시설'로 규정하고, 이행강제금 부과를 1년 유예했다.

■ 국회·국토부 “생숙 준주택 가능한데, 전부는 어렵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는 '비 아파트 규제 완화 요구에 관한 청원'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2023년 12월 전국레지던스연합회, 임대인연합회 등 비아파트총연맹이 올린 국민청원 글이 5만명 동의를 받은 데 따른 것이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동안 5만명의 동의를 받아 제출하면 그 내용에 따라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이 청원에는 ▲생활숙박시설 양성화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준주택 및 소형주택 세제 감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및 임대보증금 반환보증 주택가격 산정기준 변경 등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위는 “생숙이 ‘통합주거서비스(식사·세탁·청소 등)를 결합한 새로운 주거형태’임을 고려할 때, 준주택 포함 여부를 검토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시거주지로 쓰이는 기숙사나 고시원과 달리 안정된 주거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검토해야 한다”며 “생숙 건축 기준은 주거성격이 강한 오피스텔에 비해 피난·방화, 주차 등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 역시 “생숙이 필수 건축 기준 등을 다른 준주택과 유사한 수준으로 만족하는 경우에 한해 준주택 인정여부를 검토하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생숙을 준주택으로 인정하면 근생빌라나 농막 등 다른 주거전용 불법사례와 콘도 등 숙박시설 준주택 편입 기대심리를 양성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 국회 수용 가능성은? 극히 낮아

현재로서 해당 청원을 국회나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21대 국회(2020~2024년)에 접수된 국민동의청원은 총 99건 중 실제로 채택된 사례가 1건도 없어서다. 위원회에 계류된 경우가 88건으로 가장 많으며, 본회의에 올리지 않거나 철회된 것은 총 11건이다.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보고서가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로 넘어갔고, 심사 과정에서 정부와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며 “소위원회 일정이 언제 잡힐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 발표 이후 업계에선 희비가 갈리고 있다. 국토위와 국토부가 제시한 최소 기준은 복도폭과 주차 대수인데, 이중 복도폭 기준을 충족하려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15조2항에 따르면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은 양옆에 호실이 있을 경우 복도 폭이 1.8m, 호실이 한 방향으로만 있으면 최소 폭 1.2m를 충족해야 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 계약자 송모씨는 “어떤 집은 준주택이 되고, 어떤 집은 안 되면 또 다시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주거가 가능하다고 해서 생숙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만큼, 생숙을 최대한 준주택으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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