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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들어온다면서요" 분양 홍보 믿었다가…'아산탕정 지식산업센터' 곡소리

뉴스 서지영 기자
입력 2024.02.01 07:30

[영상뉴스] "10개 중 7개 호실 텅텅" 삼성 팔아 완판한 아산 탕정 지식산업센터 무슨일

[땅집고] 충남 아산시 탕정면 용두리에 있는 한 지식산업센터


[땅집고] “이 촌구석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수분양자들이) 뭘 보고 들어왔겠어요? ‘삼성 디스플레이시티 2가 들어온다’ 그게 호재로 작용해서 여기는 거의 다 완판됐어요. 그 홍보 믿고 산 사람들이 여기서 지금 피눈물 흘리고 있는 거죠.” (충남 아산시 탕정면 용두리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들어서지도 않은 삼성 공장을 앞세워 지식산업센터를 왕창 지은 곳입니다. 아산 탕정지구 지식산업센터입니다. 이 곳에서 가장 먼저 들어선 유니콘101 지식산업센터는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 지식산업센터는 10개 호실 중 7개 호실이 공실인데요. 한 층을 걸어보면 ‘임대 문의’ 정보지가 줄줄이 붙어 있습니다. 점심 시간에도 밥 먹으러 오가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유니콘 101 지식산업센터는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오피스형 지식산업센터입니다. 대지면적이 4000평이 넘는데요. 이 지식산업센터는 기숙사 290여개 호실, 지식산업센터가 330개 호실, 상가는 69개 호실로 구성돼 있습니다. 입주율은 30% 대에 불과합니다.

이 지식산업센터가 일 년 째 공실을 절반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로 3개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을 했고 이 가운데 콜럼버스1차 지식산업센터는 준공을 했지만 입주율이 10%도 되지 않습니다.

아산 탕정지구 지식산업센터는 현재 넘치는 공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총 4개 지식산업센터에 약 3000개 호실이 들어설 계획인데요. 2개 건물은 준공을 했고 2개는 건축 중입니다. 그런데 이미 준공한 2개 건물도 지산 공실 무덤으로 전락해 추가 공급을 앞두고 수분양자를 비롯해 지역 부동산을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식산업센터들. 2~3년 전 분양 당시엔 모두 완판이 됐을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기대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당초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 곳 바로 앞에는 삼성 아산디스플레이시티 2단지가 내년 준공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 인프라 조성 공사를 잠정 중단한 후 현재까지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데요. 삼성디스플레이는 5년간 13조원을 투자해 210만㎡ 규모의 아산디스플레이시티 2 공장을 지으려고 했으나 개발이 멈췄습니다.

[땅집고]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시티2 전경. /강태민 기자


이 일대 지식산업센터는 삼성 아산디스플레이시티 2단지 공사가 언제 재개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있지도 않는 ‘삼성 아산디스플레이 2단지’를 홍보해 지식산업센터를 분양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협력 업체들이 들어 오기 가장 좋은 입지라는 내용으로 홍보한 건데요. 유니콘 101 지식산업센터에 이어 더콜럼버스 1차, 더콜럼버스2차도 줄줄이 완판됐습니다. 삼성 개발 호재를 앞세워 분양 당시 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지금은 팔리지도 않는 애물 단지가 돼버렸습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용두리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 촌구석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삼성 디스플레이시티 2가 들어온다’ 그게 호재로 작용해서 거의 다 완판됐다”며 “축구장 몇 배의 면적으로 들어온다고 홍보를 해서 그 홍보 믿고 산 사람들이 여기서 지금 피눈물 흘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삼성이 안 들어오면 여기 완전히 답이 없는 곳인데 삼성 디스플레이시티2가 아예 움직일 기미가 안 보이니까 앞으로도 답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습니다.

지산 공실 폭탄 후폭풍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지산보다 더 큰 문제는 지산 건물에 들어서 있는 상가입니다. 유니콘 101지식산업센터 건물 내 상가가 들어선 지상층과 지상 2층은 황량하기만 합니다. 건물 전면엔 은행·음식점·카페·부동산이 들어와 있지만, 뒷편 지상층 상가는 공실천지 입니다. 상가 69개 호실 중 15% 만이 차있습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 용두리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임대료는 처음에는 평당 3만원 수준이었으나 1년 정도가 공실이 되다 보니까 지금은 1만5000원~1만8000원 정도”라며 “전용 24평 수분양자는 한 달 내야 되는 이자가 거의 100만원이지만 현재 임대료는 70만~8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고 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시티 2단지 공사 재개를 묻는 질문에 “2020년 당시 글로벌 시장 상황 악화로 공사를 잠정 중단했으며 재개 일정은 투자 계획과 관련된 부분이라 알려 드릴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탕정역에서 이 지식산업센터로 이어지는 대중교통이 불편한 점도 지산 공실의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니콘101지식산업센터는 탕정역과 직선거리로 3㎞ 떨어져 있습니다. 지식산업센터 앞에 버스정류장은 있지만 정작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이곳까지 들어오는 버스 노선조차 전무합니다. 지금은 500m 떨어진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서 더 들어와야만 합니다.

[땅집고] 충남 아산시 탕정면 용두리에 있는 준공 1년을 넘긴 한 지식산업센터는 공실률이 70%에 달한다. /강태민 기자


지방에 있는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지역 핵심 산업의 하청 업체와 관련 하는 업체의 수요로 이뤄져 있어 지역 핵심 산업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공실이 치명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산 탕정 지역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그 지역의 핵심 산업이고 앞으로 지역을 선도해 나가는 기업인데, 그 기업의 사업이 지연되고 공사가 멈췄다는 것은 지식산업센터에 굉장히 악재로 작용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공사가 중지된 기간이 장기화 된다면 아산 탕정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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