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도 광주시의 명문 골프장으로 꼽히는 뉴서울 컨트리클럽(CC)이 이른바 낙하산 인사와 비상식적 골프장 운영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87년 개장한 뉴서울CC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가 소유한 회원제 골프장(36홀)이다. 문예위 자회사인 한국문화진흥㈜이 위탁 운영하며 회원은 2000명이다. 개장 이후 30년 넘게 수도권 최고 명문 골프장 중 하나로 꼽혀왔다.
뉴서울CC는 지난해 취임한 A사장의 공모 과정에서 내정설이 불거진데 이어, A사장이 취임 후 외부 레슨 프로와 비회원 위주로 골프장을 운영하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기존 회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서울CC 회원들은 “골프장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사장이 오면서 비상식적이고 회원 권익을 무시하는 독단적 경영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정부 소유 골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문화진흥 측은 “회원들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일부 회원들은 “문체부가 즉각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골프장 운영 경험 전무”…낙하산 사장 선임 논란
뉴서울CC 회원들은 A사장의 선임 과정에 “낙하산 인사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골프장 CEO(최고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A사장은 2022년 1차 공모에서 서류 전형도 통과하지 못한 후보였고, 2차 공모에서는 최종 면접에 오른 후보 중 유일하게 골프장 운영 경험이 전무한 인물이었다.
문체부 등에 따르면 문예위는 2022년 1월 신임 사장 1차 공모를 진행했고, 서류심사를 거쳐 최종 6명의 후보자를 선정했다. 이후 면접을 통해 3명으로 압축해 문예위에 보고했다. 하지만 문예위는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사장 선임을 보류했다.
같은 해 2차 공모를 진행한 결과, 1차 공모에서 최종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던 A씨가 전격적으로 사장에 선임됐다. 실제로 A사장은 2015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입회해 2019년까지 시니어 프로로서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었지만 골프장 운영 경험은 전무하다. 경찰(순경) 출신인 A사장은 오랫동안 유력 정치인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장추천 과정에 정통한 B씨는 “A사장은 최종 후보에 오른 6명 중 유일하게 골프장 경영을 해보지 않았다”면서 “내부 심사위원 중에도 평가 점수를 아주 낮게 준 위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당시 A사장을 제외한 최종 후보 5명은 남촌CC, 남서울CC, 골든베이 골프리조트 등 국내 유명 골프장 운영 경험이 풍부했다. B씨는 “당시 최종 심사 결과도 공개하지 않아 A사장의 깜짝 선임을 둘러싸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문예위 관계자는 “심사 결과는 원칙적으로 공개를 하지 않는다”며 “사장으로 선임된 후보가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고, 내부 규정에 따라 공정한 선임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낙하산 사장 임명도 맞지 않다”고 했다.
■사장 맘대로 경영 논란…“회원 권익 무시” 불만 속출
낙하산 논란 속에 지난해 3월 취임한 A사장은 골프장 운영을 둘러싸고 전횡 논란에 휩싸이며 기존 회원들과 계속 마찰을 빚고 있다.
뉴서울CC 회원들은 A사장이 회원 대표기구인 운영위원회 위원 선출 규정을 회사측 입맛에 맞게 일방적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실제 A사장은 운영위원 선출 심의 권한을 가진 평가위원 7명 중 6명을 회사 팀장급 이상으로 변경했다. 회원 C씨는 “회원을 대표하는 운영위원을 회사측이 맘대로 선정하겠다는 취지”라며 “회원 대표는 회원들이 직접 선정하거나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무제한 위임제도 논란을 빚고 있다. 기존엔 회원별로 월 3회 위임제를 운영했지만, 무제한 위임제 도입으로 비회원의 골프장 이용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회원 D씨는 “객단가가 높은 비회원 단체팀을 유도하니 회원 예약은 더 어려워졌다”며 “매일 오전 10시 한 달 후 라운딩을 예약하는 시스템인데 골프 시즌엔 오픈 15초 만에 예약이 다 끝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회원 E씨는 “돈이 되는 비회원이 크게 늘어 골프장 질도 떨어지는 등 회원 재산권이 크게 침해되고 있다”며 “늘어난 수익이 골프장 시설 개선에 쓰이는 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뉴서울CC 골프 회원권은 3억80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뉴서울CC 관계자는 “무제함 위임제는 회원들이 월 3회 위임장을 매번 작성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민원을 반영한 조치”라며 “비회원 이용이 크게 늘어나 회원 라운딩 횟수가 줄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특별회원에게 일방적으로 입회비 10억원을 반환하고 회원 자격을 박탈하려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뉴서울CC는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특별 회원들에게 “입회 기간 5년이 종료됐다. 더 이상 특별 회원 자격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특별 회원의 예약 시스템 접속도 막았다. 이에 반발해 특별 회원들이 ‘골프장 조치를 중단시켜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서 재판부는 특별 회원들 손을 들어줬다.
일부 회원들은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 조치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A사장은 전임 사장 때 부킹권 불법 매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팀장급 직원 2명을 2급 본부장 직위로 승진 발령했다. 뿐만 아니다. 마케팅팀장은 경기팀장으로, 프론트데스크 직원은 경기팀으로 배치되는 등 기능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 조치가 이어져 전문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뉴서울CC 측은 “본부장 임명은 기재부 혁신 방침에 따라 조직개편 차원의 인사 발령이고 내부 인사는 부서별 순환 근무 취지다”고 해명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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