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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교' 붙이면 국평 7억?" 비역세권에 빌라밭 인프라…청약 고민되네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4.01.27 07:30

[영상뉴스] "이름은 레이크포레인데 빌라 뷰?" 주차장은 수원시민과 같이 쓴다니…|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땅집고] 이달 경기 수원시에 분양하는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지하 1층 주차장은 수원시민들이 함께 쓰는 공공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이 아파트 분양가, 무려 7억원이나 하는데 지하주차장을 수원시민들하고 다같이 써야합니다;;”

국민 여러분 주목! 지금부터 분양청문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청문회에 소환할 아파트는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입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오랫동안 있던 수원여객 차고지를 개발해서 짓는 주상복합아파트인데요. 지하 1층에서 지상 28층, 총 285가구 규모고요. 이번달에 분양하고 2027년 2월 입주합니다.

[땅집고] 이달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분양하는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단지 개요. /이지은 기자


그런데 여러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전에 팁하나 알려드릴게요. 아파트 분양할때마다 단지명을 먼저 한번 슥 보면 ‘아 대충 어떤 입지겠구나’라는 감이 오거든요.

오늘 아파트 이름이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잖아요. 일단 ‘한라비발디’는 예전에 한라건설이었는데 사명을 바꾼 HL디앤아이한라라는 건설사가 보유한 아파트 브랜드예요. 이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다는 얘기겠죠.

다음으로는 ‘서광교’, 경기도 수원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광교신도시 서쪽에 있다는 얘기같은데, 뭔가 살짝 애매합니다. 광교면 광교지 서광교가 뭐야? 마지막으로 ‘레이크포레’. 아마 아파트가 호수(Lake)랑 숲(Forest), 혹은 공원같은 녹지공간이랑 가까운가봅니다.

[땅집고]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버스차고지를 개발해서 짓는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위치. /분양 홈페이지


제 말이 과연 맞는지 한 번 입지 확인해보시죠.

이렇게 지도에서 보니까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진짜로 광교신도시 서쪽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광교신도시 경계선에서 서쪽으로 직선거리 한 1.7km 정도 떨어져있네요. 광교신도시가 수원시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동네거든요. 지하철 신분당선 타면 서울로 바로 갈 수 있어서요. 지금 34평 기준으로 역세권 아파트가 13억~14억원 정도니까 정말 부자 동네죠. 뭔가 이 아파트도 부촌인 광교신도시랑 멀지 않다는 점을 내세우고 싶은데, 엄밀히 따지면 광교신도시에 속하지는 않으니까 ‘서광교’라는 애매한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아까 광교신도시 집값 비싼 이유가 신분당선 때문이라고 말씀 드렸죠. 그런데 이 아파트, 신분당선 이용하려면 꽤 막막합니다. 먼저 광교역 한번 걸어서 가볼게요. 2.4km 떨어져있어서 무려 40분이나 걸린다고 하네요. 광교중앙역까지도 50분 넘게 걸어야 합니다. 완벽한 비역세권 아파트죠. 대신 버스를 타면 이동이 조금 편리해집니다. 단지 남쪽으로 한 10분 정도 걸으면 정류장이 나오거든요. 광교역까지는 5분 정도, 광교중앙역까지 10분 정도 가면 되네요.

[땅집고] 낡은 빌라촌인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서 유일하게 300가구 이상 아파트인 ‘서광교 파크스위첸’. /KCC건설 홈페이지


이 단지가 수원 연무동에 들어서는데요. 사실 연무동은 수원시민들이 그렇게 살기 좋아하는 곳은 아닙니다. 바로 옆 광교신도시랑 달리 개발이 더뎌서 아직 낡은 빌라촌이거든요. 현재 연무동에서 300가구 이상 되는 아파트가 지난해 5월 입주한 ‘서광교 파크스위첸’(1130가구) 딱 하나 뿐일 정도로 아파트 자체가 귀한 동네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동네 학군도 좋다는 평가는 못받고 있습니다. 북쪽으로 5분만 걸으면 나오는 창용초 배정을 받는데요. 초등학교 가까운 것은 좋지만 학부모들이 그렇게 선호하는 학교는 아니라고 해요.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북쪽에 위치한 광교저수지. /분양 홈페이지


교육 환경은 떨어지는 대신 좋은 점도 있습니다. 아까 단지명에서 내세웠던 것처럼 숲이랑 호수가 가깝다는 겁니다. 분양 홈페이지에서도 열심히 홍보하듯이 북쪽으로 한 3~5분 정도만 걸으면 광교공원이 있고요. 또 바로 위에 광교저수지도 있습니다. 입주민분들이 자연 즐기면서 산책하기는 딱이겠죠.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주력 주택형인 84㎡ C타입 평면도. /분양 홈페이지


아파트 내부는 어떻게 짓는지도 볼까요.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34평이랑 98㎡ (41평) 크게 두 가지 주택형으로 구성을 합니다. 이 중에 가장 많이 공급하는 집이 84㎡ C타입입니다. 총 96가구라서 전체의 34% 정도 물량을 차지합니다. 방 3개, 화장실 2개로 구성을 하고요.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주력 주택형인 84㎡ C타입 거실에 창이 2개 나있는 모습. /분양 홈페이지


타워형이긴 한데 마치 4베이 판상형처럼 공간을 배치해놔서 우리 수요자 분들이 거부감 없이 청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거실에 창도 2개나 냈구요, 주방에 창을 내서 거실-주방 맞통풍도 살렸습니다.

그다음으로 많은게 84㎡ A타입. 우리 청약자분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4베이 판상형 설계긴 한데, 주방창과 거실창이 직선이 아니라 판상형 최대 장점인 맞통풍이 좀 어려울거같습니다.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주택형 중 타워형으로 설계한 84㎡ B타입과 D타입 평면도. /분양 홈페이지


나머지 B타입과 D타입은 타워형인데요. 일반적으로 청약자들이 판상형에 비해서 타워형을 선호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서 설계를 신경쓴 부분이 돋보입니다. 먼저 B타입보시면 환기 잘되라고 주방창을 내놨고요. D타입에도 주방창이 나있죠. 그리고 거실도 2면창이구요. 하지만 거실에 창문 아무리 많이 내줘도 빌라촌 뷰라는 점은 알고 가셔야겠습니다.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입주자모집공고에 향후 입주자들은 지하 1층 주차장에 대한 권리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다. /입주자모집공고


그런데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제가 잘 살펴봤더니 진~짜 특이한 점이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주차장을 다른 수원시민들하고 같이 공유해야한다는 점이에요. 아니 새아파트인데 우리집 주차장을 남이랑 같이 쓰라고? 그게 말이 되나?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니까 진짜 그렇더라고요. 이 아파트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가 주차장인데, 이 중 지하 1층 주차장은 앞으로 수원시 소유로 넘어간다고 적혀있습니다. 아파트 개발업체인 (주)연무동복합개발 측이 수원시에 지하주차장을 기부채납하기로 했거든요.

기부채납이 뭐냐면,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진행할때 사업장의 일정부분 땅을 국가나 지자체에 넘겨주는 대신, 건폐율이나 용적률 제한을 다소 완화받아서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를 말합니다. 보통 새아파트에서 기부채납하는 형태가 다 거기서 거기인데요. 아파트 땅 일부를 공원이나 놀이터 등으로 만들어서 시민들이 함께 쓰는 공용공간으로 만들거나 아니면 임대주택을 지어서 국가나 지자체에 넘겨주는 식이 가장 많거든요.

그러니까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처럼 보통 입주자들이 전용으로 쓰는 주차장을 기부채납하는 경우는 진짜 없어요. 엄청 독특한 사례입니다.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는 지하 1층 주차장을 공공시설로 기부채납해, 인근 수원시민들과 함께 써야 한다. /이지은 기자


그런데 제가 분양 관계자 취재해보니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여기 아파트 짓는 땅 자체가 작거든요. 실제로 단지 배치도 보시면 부지에 아파트 건물이 거의 꽉 들어차있죠. 그래서 기부채납을 할 만한 땅이 좀 부족했나봐요.

그래서 (주)연무동복합개발이 수원시랑 얘기를 나눠봤대요. 단지 들어서는 연무동이 낡은 빌라촌이라 주차장이 부족해서 맨날 골목마다 불법주차로 길이 꽉 막히니까, 주차장을 기부채납하면 지역 사회에 공헌도 하고 좋겠다는 결론이 나서 이렇게 했다고 해요.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주차장 중 공공시설로 쓰는 지하1층과 입주민 전용인 지상 1~4층 진출입로가 따로 설치될 예정이다.


그래서 제가 또 여쭤봤죠. “그럼 빌라촌 주민들만 좋고, 아파트 분양받은 집주인들은 싫을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분양 관계자분 하시는 말씀이, 공공시설로 개방하는 지하 1층 주차장이랑 입주민 전용으로 쓰는 지상 1~4층 주차장 출입구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내서 출퇴근 시간 등에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입주자분들 충분히 배려해서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입주민이랑 외부인 주차시비 문제는 없을까요? 아직 입주를 안해봐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분양가도 알아보겠습니다. 이 아파트가 4층까지는 주차장이기 때문에 가장 낮은 아파트 층수가 5층부터 시작하는데요. 34평, 그러니까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6억5750만원에서 7억3000만원이네요. 발코니 확장비는 1300만원에서 1580만원이구요. 41평 전용 98 ㎡는 7억6770만원에서 8억3090만원입니다. 발코니 확장비는 22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이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비를 내셔야지만 현관 중문, 붙박이장, 에어컨 등 각종 옵션 선택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서 발코니는 사실상 강매라는 점 기억해주세요.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34평 분양가와 인근 연무동 신축 아파트 실거래가 비교. /이지은 기자


분양가가 과연 비싼지 안비싼지, 주변 시세랑 비교를 한번 해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단지가 들어서는 연무동 일대에 비교할 수 있을만한 새아파트가 딱 1곳밖에 없어요. 남쪽으로 걸어서 2분만 가면 나오는 ‘서광교 파크스위첸’이요. 이 아파트 실거래가랑 한번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서광교 파크스위첸’ 34평 보면 지난해 10월 24층이 7억6000만원에 팔린게 가장 최신 거래입니다. 지금 매물로는 7억5000만원 정도에 나와있구요. 그런데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20층 이상 고층 분양가가 7억920만원에서 7억3000만원이더라구요. 발코니 확장비랑 여러가지 옵션비용 같은거 감안하면 사실상 두 아파트 가격은 비등비등합니다.

[땅집고]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분양가가 인근 새아파트 ‘서광교파크스위첸’ 가격보다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은 기자


이렇게 가격이 비슷하다면 이번에 분양하는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가 사실상 더 비싸다고 볼 수도 있어요. 왜냐면 이 아파트는 285가구짜리 소규모 단지인데, ‘서광교 파크스위첸’은 1130가구로 대단지면서 광교신도시와 더 가까워서 입지와 상품성 둘 다 더 좋으니까요.

‘서광교 한라비발디 레이크포레’ 청약 일정은 올해 1월 29일 특별공급부터 시작해서 30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 관심 있는 분들은 오늘 분양 청문회 내용 잘 참고하셔서 청약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청문회에서 뵙겠습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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