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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드려요" 미분양도 서러운데…대구 '차별 분양' 논란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4.01.15 07:30
[땅집고]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분양홈페이지에서 홍보 중인 문구. /분양홈페이지


[땅집고] “제값 주고 산 가계약자가 봉도 아니고, 다 짓지도 않은 아파트를 5000만원이나 싸게 떨이로 팔고 있네요. 소급적용을 해준다더니 그것도 안 된다고 하고요. 똑같은 아파트에 현재로선 똑같은 날짜에 입주를 하고 똑같은 단지에 살 텐데, 기분 나빠서 살겠습니까?”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단지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분양의 무덤’ 대표 지역 중 한 곳인 대구에서 입주예정자와 시행사 간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2년째 분양 중인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가 계약금의 10%에 달하는 금액을 할인 분양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땅집고]지난해 11월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공사 현장 모습. /분양홈페이지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는 대우건설이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 430-4번지 일원에 선보인 단지로, 2021년 12월 최초 청약을 시작했다. 입주는 올해 7월로 예정했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16층, 총 13개 동, 78㎡~112㎡(이하 전용면적), 총 794가구 규모다. 타입별 물량은 ▲78㎡ 138가구 ▲84㎡ 517가구 ▲112㎡ 139가구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638만원이이었다. 84㎡ 기준 분양가는 5억2000만~5억4800만원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대구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오르막길 입지 등의 문제로 2년째 미분양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악성 미분양 사태를 막기 위해 시행사 측은 중도금 1회차~5회차 유예 등 다양한 특별혜택을 제공해 잔여 가구 모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도한 할인혜택과 소급 적용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가계약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땅집고]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입주예정자 A씨가 2022년4월 분양상담사와 나눈 문자 내용. 당시 상담사는 가계약자 조건변경 등 소급적용을 약속했으나,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제보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현재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모델하우스 분양사무소에서는 할인분양이라는 말을 돌려 ‘페이백 4000만원+중도금 미발생’이라는 문구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아파트 한 가구의 계약금 10%에 해당하는 5000만원 정도를 할인해 분양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계약자들에게도 약속했던 할인 분양 소급 적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입주예정자 A씨는 “최초 청약 이후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계약을 시작한 기계약자 대부분은 좋지 못한 경기와 저조한 분양율을 바탕으로 할인분양이나 분양 조건 변경에 대한 우려를 갖고 계약을 진행했다”며 “그래도 그 때마다 모델하우스 상담사들이 ‘변경이 발생하면 기계약자들도 당연히 소급적용을 해줄 것’이라며 계약자들을 안심시키며 계약을 유도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4000만원 페이백과 중도금 대출 미실행 등 기계약자들과의 조건 차이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A씨는 “분양사에서는 ‘분양촉진을 이유로 프로모션 개념으로 진행 중인 것이고, 자신들의 이익을 최소화하여 진행 중으로 기계약자들은 소급이 불가하다’고 했다”며 “’상담사 교육을 제대로 못 시킨 것 같다’며 모르쇠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대구 부동산은 미분양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1만328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체의 9.84%(1016개)를 차지한다. 동구가 456개로 가장 많고 수성구가 316개로 뒤를 이었다. 다만 대구 미분양이 최악 상태는 지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2022년말 1만3445가구에서 3000가구 가량이 넘게 줄면서다.

부동산 경기가 쉽게 반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할인 분양이 계속 이어질 경우 주변 구축 아파트의 시세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의 경우는 건설사가 버텨주면서 해당 목표 분양가로 분양해야 시세도 유지된다”며 “당장 죽게 생긴 시행사ㆍ시공사가 할인 분양으로 신축을 막 팔아버리면 입지인 곳들이나 구축들은 동반 하락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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