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맘 편히 눈 못 감아" 화장장 부족에 삼일장 대신 늘어나는 '오일장'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4.01.12 16:10
/조선DB


[땅집고] “평생을 기다리며 살았는데…죽어서도 기다려야 하네요. ”

초고령 사회에 동절기ㆍ환절기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화장 수요가 치솟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은 화장장이 부족해 장례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삼일장을 못하고 길게는 오일장까지 늘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땅집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급증으로 인해 화장시설이 부족했던 2022년3월. 경기도의 한 화장장으로 유족들이 들어가고 있다./뉴스1


서울시가 분석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일평균 사망자는 2019년 131명에서 2020년 136명, 2021년 145명, 2022년 164명, 작년 152명까지 늘었다. 특히 겨울철은 계절적 요인으로 고령 사망자가 많다.

그러나 서울 내 화장장은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과 경기 고양시 승화원 등 2곳뿐이다. 화장장은 ‘혐오시설’로 분류하기 때문에 신ㆍ증축 시 주민 반발이 크다. 화장로 총 34기가 하루 평균 수용할 수 있는 화장 건수는 143건이다. 작년 일평균 사망자 수보다 적다.

이에 한 서울 화장장은 임시로 2시간 연장 운영까지 나섰지만, 예약 잡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1월 첫째주 기준 서울시 3일 차 화장률은 54.5%에 그친다. 나머지는 화장 지연으로 장례 일정을 미뤘다는 의미다.

전국 화장시설은 61곳이며 연간 34만6680구를 화장할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화장장은 7곳이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로 가서 화장하는 이른바 ‘원정 화장’도 쉽지 않다. 타 지역주민이라는 이유로 비용이 10배 넘게 뛰기 때문이다.

장례 대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서울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화장로 운영 시간을 늘리고 스마트 화장로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오는 2028년에는 하루 170건 정도 화장이 필요하다고 예측하는 만큼, 화장 가능 건수를 하루 190건까지 늘리겠다는 구체안을 밝혔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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