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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16억짜리 '옹벽 아파트'…"또 우면산 산사태에 파묻히라고?"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4.01.11 10:52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방배 센트레빌 프리제' 단지 일부 동이 인근 매봉재산 비탈면과 인접해 있다./수분양자 제공


[땅집고] “거실 창문을 열었더니 산이 딱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햇빛도 안 들어오는 ‘반지하’ 아파트를 만들어놓고 살라니 황당합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 센트레빌 프리제’ 입주자들이 시공사가 건축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반발에 나섰다. 해당 단지 104동 동쪽엔 4m 높이의 매봉재산 비탈면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비탈면과 건물 사이 간격이 2m가 채 안 된다는 지적이다. 매봉재산 사면이 건축물과 맞붙은 구조로 지어져 폭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 시 입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주민 A씨는 “시공사는 조합이 설계한 대로 시공을 했을 뿐이라면 변명을 하고 있다”며 “전셋집을 보러 온 사람들도 옹벽 뷰에 화들짝 놀란다”고 했다.

[땅집고] 주택법 수해방지 규칙 관련해 비탈면 높이 만큼 건물과 이격해야 한다.


주택법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7조에 따르면, 건축물은 비탈면의 높이만큼 건물과 이격해야 한다. 그리고 비탈면에는 나무 심기와 잔디 붙이기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입주민 B씨는 “반지하 아파트나 다름이 없는데다 토사가 쓸려 내려가는 걸 막는 식생매트, 시드 스프레이 등 안전 조치가 하나도 안 돼 있다”며 “우면산 산사태가 났던 곳인데 이렇게 안전에 불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땅집고] 서초구청에 따르면, 시공사는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단지 토지 경계선 밖의 비탈면 식재를 훼손했다./수분양자 제공


비탈면 부지는 아파트 토지 경계선 밖으로 개인이 소유한 땅이다. 서초구청 측은 “시공사가 시공 과정에서 형질 변경 즉, 식재를 훼손한 걸 확인했고 시공사에 원상 복구를 요청했다”며 “이와 함께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알렸고 이행하지 않을 땐 행정처분이나 고소 등을 검토할 것이다”고 했다.

이에 시공사 동부건설 관계자는 “서초구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분양자 피해가 없도록 하루 빨리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배 센트레빌 프리제는 남부순환로에 인접해 있다. 단지가 위치한 곳 방배동 남부순환로 일대 주거지는 2011년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겪으면서 16명이 숨졌다.

동부건설이 시공한 방배 센트레빌 프리제는 지하 2층~지상 6층 총 90가구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이다. 소규모 빌라를 재건축한 사업으로 2021년 23가구를 일반분양했다. 분양 당시 평균 115.22대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청약이 마감됐다. 분양가는 전용 81㎡ 기준 16억42000만원~16억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약 평당 5500만원에 분양했다.

지난해에는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져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임시 사용승인을 받고 12월 1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일부 세대는 건축 관련 규정 위반을 지적하면서 아직까지 입주를 하지 않고 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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