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해 집값 향방에 대해 궁금해하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땅집고는 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했다. 집값과 전셋값 추이 등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설문조사 결과를 싣는다.
[2024 부동산 시장 전망 ①] 올해 집값 향방 전문가 의견 엇갈려…집값 반등시기는 최소 2024년 하반기 되나
[땅집고] 올해 집값 향방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이 역대급으로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이 중단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윤석열 정부가 친 시장 주택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과, 지난 8년간 계속 상승한 아파트 가격이 아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 집값이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란 의견이 거의 반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땅집고가 신년을 맞아 부동산 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격인 8명이 올해 집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나머지 7명은 하락, 2명은 보합을 각각 예상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지역의 경우 새아파트 입주물량이 적은 만큼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따져보면 아직 높은 금리와 불경기 상황을 감안했을 때 매수 심리가 크게 살아나기 어려워 집값이 소폭 하락 내지 보합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전문가 8명 “올해 집값 상승률 1~3%대 될 것”
올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 8명은 모두 상승률이 1~3%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고금리와 경제 침체 우려가 집값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해소될 여지가 있다”며 “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겠지만 연말까지 1% 정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지난해 대비 올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긍정적 요인들이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면서 집값 상승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승을 점친 전문가들 중에선 지역별로 집값 변동폭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서울 집값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수도권 역시 핵심지가 하반기쯤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지방은 소폭 하락 및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지역적·국지적 집값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 역시 “새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서울 및 수도권은 상승률이 5%까지는 오를 수 있더라도 전체 시장을 보면 상반기에는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보이는 전형적인 ‘상저하고’ 형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 7명 “올해 집값은 하락, 경기 흐름상 매수세 살아나기 어려워”
반면 집값 하락을 전망한 전문가도 7명으로 상승론을 펼친 전문가 수(8명)와 비슷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집값이 3~5% 떨어질 것이라고 답변하며 “물가 안정 목표치를 고려하면 당국이 올해 안으로 금리를 빠르게, 많이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경우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유동성 정도와 매수자들의 구매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집값도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이학구 전주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역시 “경기 침체, 고금리 지속, 가계 부채 확대로 매수 수요가 불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집값 반등시기? ‘최소 2024년 하반기에서 2025년’은 되어야
그럼 집값이 바닥을 찍고 회복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언제가 될까. 올해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53%(9명)으로 과반수였다. 이어 ▲2025년 4명 ▲2024년 상반기 3명 ▲2026년 이후 1명 등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하반기가 집값 반등 시기라고 본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올해 3월 또는 6월부터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인하를 시작하면 국내 기준금리도 같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 하반기 쯤부터는 아파트 시장은 물론이고 임대용 부동산 시장까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호상 대한주택건설협회 기획본부장 역시 “금리 인상 기조가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4월 총선 전후로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하반기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학구 전주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2025년이 집값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큰 한국은 미국처럼 단기간에 금리를 대폭 인하하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2025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느리게 인하한 뒤, 시장에서 금리 저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야 부동산 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설문조사 응답자(가나다순임)]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신현강 부와지식의배움터 대표,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학구 전주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이호상 대한주택건설협회 기획본부장, 정경찬 한국토지신탁 팀장,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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