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김포시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입주 나흘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사용승인 협의 과정에서 건축물 높이가 고도제한을 초과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아파트 착공 전에도 고도 제한 규정을 어기지 말라고 통보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며 “항공기 이착륙 과정에서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사용이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8일 한국공항공사와 김포시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시와 지역주택조합 사용승인 협의 요청에 대해 건물 8개동 가운데 7개동 높이가 제한 높이를 초과해 사용승인 협의가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초과 높이는 0.63~0.69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입주를 앞두고 진행된 사용승인 협의 불발에 따라 입주예정자 피해도 불가피하게 됐다.

김포 고촌 양우내안애 아파트는 김포공항과 인접해 고도제한을 적용 받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김포공항 등 공항 주변 도시에 대해 항공기 안전운행을 위해 활주로를 기준(수평표면)으로 반경 4㎞ 이내에서는 해발고도 57.86m 이내에서만 건축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 기준에 따라 공항 주변 지역에 대해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고촌 양우내안애 아파트도 김포공항과 4㎞ 이내 거리에 있어 공항시설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 제한이 있다.

당초 한국공항공사는 아파트의 높이를 57.86m보다 낮게 지어달라고 전달했다. 2019년 11월 시에 건설사업계획 승인 조건으로 ‘협의된 구조물의 관리·감독 철저’ 및 ‘제한 높이 이상의 장애물 발견 시 관련법에 따라 고발·제거 조치된다’는 사항도 포함시켰다.

김포시 관계자는 “아파트 사용검사 신청에 따라 관계 사용 검사 요청을 했지만,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사용 허가가 어렵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조합과 시공사 등에 보완 명령을 내렸지만 아직 회신이 오지 않았고, 입주 예정일 이전까지 사용 허가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합원들은 시공사와 감리단이 고도 제한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입주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입장이다. 한 조합원은 “조합 측도 고도제한 초과를 인지하고 있었고, 시공사나 감리단에서도 공론화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준공 시점까지 고도 제한 위반 사실 몰랐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고촌읍 신곡리에 399가구를 공급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지난 2018년 조합이 설립됐고, 2019년 11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에 이어 이듬해 양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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