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워크아웃 불발되나요?"…하루하루 속타는 '데시앙' 수분양자들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4.01.08 13:57

[땅집고]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분양을 마치고 공사 중인 약 2만가구 아파트 입주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단체 행동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땅집고]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의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연합뉴스


지난 7일 강원도 고성에 지난해 태영건설이 분양한 ‘아야진 라메르 데시앙’ 아파트 계약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임장을 받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라왔다.

입주예정자협의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성을 갖고 시공사와 협의하기 위해 위임장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 단지는 현재 공정률 16% 수준에서 멈췄다.

경기도 다산에 태영건설이 짓는 한 오피스텔 단지도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예정자협의회 구성을 위해 오픈채팅방 등을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한 예비 입주자는 “이런 때일수록 모여서 함께 목소리를 내야 공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다른 태영건설 시공 단지의 입주예정자들도 설명회 개최를 요구하고, 법률 검토를 받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땅집고]정부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전국 22곳, 가구수는 1만9869가구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결정 난다. /뉴시스


태영건설이 분양한 국내 공동주택(아파트) 사업장은 22곳, 1만9896가구다. 이중 14곳(1만2395가구)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대상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혹은 기업회생절차를 밟더라도 HUG분양보증이 이뤄진 사업장은 HUG가 사업장을 관리하며 공사를 이어나갈 수 있어 큰 문제는 없다.

태영건설은 홈페이지에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안내문’을 공지했다. “공사, 입주, A/S 전 과정에 걸쳐 최선을 다해 차질 없는 사업진행과 공사수행으로 불편 없이 입주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땅집고] 태영건설 데시앙 홈페이지에 게시된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안내문. /태영건설


하지만, 워크아웃이 불발되는 경우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의 비주거시설은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보증을 받은 사업장도 태영건설 부도시 대체 시공사를 찾지 못할 경우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고, 영영 공사가 중단될 위험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영건설은 8일 오전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입금해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안을 모두 이행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추가 자구안 마련을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8일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최종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확정지을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무산 및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금융시장 안정 및 건설업 지원, 수분양자·협력업체 영향 최소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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