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PF 디폴트 위기 신세계건설 '빌리브', 올들어 공사 미수금 폭증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12.27 07:30

[땅집고] 올해 신세계건설의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공사 미수금이 약 2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1분기보다 1200억원 급증했다. 특히 신세계건설의 대표 주거 브랜드인 ‘빌리브’ 현장에서만 1700억원 규모 미수금이 쌓였다. 공사 미수금은 건설사가 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돈을 말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신세계건설의 공사 미수금 총액은 약 2600억원 규모로 1분기 1400억원보다 85% 증가했다. 3분기 기준 ‘빌리브’ 현장에서만 1700억원 규모 공사 미수금이 발생해 전체 공사비 미수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신세계건설이 대구에 지은 주상복합 ‘빌리브 헤리티지’가 미분양으로 1400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한 가운데, 공사 미수금까지 크게 증가하며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미 입주를 한 단지에서도 수백억원대 공사 미수금이 쌓여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땅집고] 신세계건설이 대구 본동에 분양한 '빌리브 라디체' 공사 현장 모습. 2025년 5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지난 3분기 기준 공사 미수금이 46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


■ ‘빌리브’의 저주…3분기 공사 미수금만 1700억원

‘빌리브(viLLiv)’는 신세계건설이 2018년 내놓은 주거 브랜드다. 신세계건설은 모던한 형태의 마을 ‘Village’와 존중되는 삶의 공간 ‘Live’의 의미가 결합된 섬세하고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주거 브랜드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주상복합, 생활형숙박시설 등에 빌리브를 적용하고 있다. 론칭 이후 신세계건설은 매출이 1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로 대폭 증가했고, 시장이 호황이었던 2020년까지 8000억원 이상의 주거 사업 수주를 달성해 이듬해 매출 1조2560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에 접어들면서 분양 실적이 악화하고, 이미 공사에 들어간 아파트 단지에서 공사비 미수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영업손실 1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3분기까지 적자 규모만 903억원에 이른다.

[땅집고] 신세계건설의 주거 브랜드 '빌리브'. /신세계건설


공사 미수금은 악성 미분양 물량이 많은 대구 지역 분양 단지에서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입주한 대구 감삼동 주상복합 ‘빌리브 스카이’는 279억6460만원, 올해 7월 입주한 대구 삼덕동 주상복합 ‘빌리브 프리미어’는 467억9400만원 미수금이 발생했다.

입주를 앞둔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 ‘빌리브 루센트’ (2025년 3월 입주 예정)는 113억625만원, 대구 본동3 주상복합 ‘빌리브 라디체’ (2025년 6월 입주 예정)는 467억3851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올해 1분기까지 ‘빌리브 루센트’는 공사 미수금이 아예 없었다. ‘빌리브 라디체’는 1분기 미수금이 199억원 수준이었는데, 2분기 만에 134% 증가했다.

대구 외 지역에서도 ‘빌리브’ 아파트 공사 미수금은 급증했다. 지난 1분기까지는 미수금이 65억원에 불과했던 부산 명지지구 아파텔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2025년 10월 입주 예정)는 3분기 들어 222억3490만원으로 늘어났다. 서울 마포구 4-15 도시정비형 재개발 ‘빌리브 디 에이블’(2025년 7월 입주 예정)도 지난 1분기까지 28억원이었던 미수금이 3분기 151억6002만원으로 증가했다.

■ “신세계건설, 과중한 재무 부담 지속할 전망”

[땅집고] 신세계건설의 주요 주거 사업 진행 현황. /한국기업평가


신세계건설이 대구에 공급한 ‘빌리브’는 분양률이 평균 20%대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세계건설 사업장 중 2023년 9월말 기준 분양률이 저조한 대구 ‘빌리브 라디체’(196억원), ‘빌리브 루센트’(114억원), ‘빌리브 헤리티지’(55억원) 등에서 대손상각비 463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분양 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공사대금 회수 지연에 따른 현금 흐름 저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추가적인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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