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 앞에 풋살장이 있는데, 비오는 날만 빼고 매일 하교시간 후와 주말에는 애들 소리 지르는 소리에 미치겠습니다. ㅠㅠ”

도심 속 풋살경기장이 새로운 이웃 간 갈등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풋살이란 골키퍼를 포함해 다섯 명으로 구성하는 두 팀이 대결하는 스포츠로, 미니 축구와 비슷하다. 풋살은 다른 스포츠보다 룰이 간단해 진입 장벽이 낮고 소수 인원으로도 축구하듯이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특히 인기가 높아지면서 건물 옥상이나 마트 속 자투리 공간 등 도심 속에 풋살장이 늘어나면서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주택가 근처에 풋살장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생활 소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풋살장 인근 주민들은 늦은 저녁에도 밝은 조명과 공차는 소리와 담배 연기 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풋살장은 ‘새로운 혐오시설’ 취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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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네이버 검색창에 ‘도심 풋살장’이라는 키워드만 입력하면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도 운영하는 풋살장의 소음공해로 고통이 극심하다고 호소한다. 지난달 부동산 최대 온라인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는 ‘수원시 장안구의 어느 풋살장’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장안구 주택가에 들어선 풋살장이 밤 10시까지 운영하며 밤에도 소음과 불빛 공해로 주민들이 고통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쉬는 시간에는 (집 앞에서 흡연해) 담배 냄새가 진동해 풋살장 코 앞에 사는 주민은 미칠 지경”이라고 했다.

글과 함께 올라온 영상을 보면 창문을 열자마자 운동하는 사람 얼굴이 다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풋살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집 안에서도 풋살장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가깝다. 올 5월 오픈한 이 풋살장은 주택과 불과 2m 거리에 있다.

주택과 바로 맞닿아있는데도 거의 매일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고, 공이 수시로 주변 주택 담장이나 도로까지 넘어와 10여차례 지자체의 민원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풋살장 주인은 주민들의 민원을 ‘진상 민원’으로 치부해버려 갈등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풋살장 관련 민원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인천 계양, 대전 유성구 등 각 지역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풋살장 때문에 미치겠다”는 호소가 올라온 것을 볼 수 있다. 집 근처 대형 마트에 들어선 풋살장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마트 측은 ‘풋살장에 임대 준거라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협의하라’고 하고, 관리사무소는 ‘아무것도 모른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암 환자라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는 상황인데 12시 넘어서까지 뻥뻥 공 차는 소리와 함성 때문에 너무너무 힘들다”고 했다.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풋살장은 체육시설업에 해당하지 않아 사실상 규제가 어렵다. 현행법에서는 13세 이상에게 단순 장소 대관을 목적으로 하는 풋살경기장은 ‘자유업’으로 분류해, 사업자 등록한 뒤 관련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자유롭게 운영 가능한 시설로 정했다. 반면 13세 미만 유소년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풋살장은 ‘체육교습업’으로 분류해 지자체 신고, 안전 기준 등 절차를 따라야 한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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