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고금리 장기화, 원자재값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면서 내년 건설 업계 사업환경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13일 한국기업평가는 2024년 산업별 신용 전망(Industry Credit Outlook)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 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사업환경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은 사업환경(비우호적), 실적방향(저하), 등급전망(부정적) 3개 부문에서 모두 비관적인 전망을 받았다. 주된 요인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물가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리스크 확대 때문이다.
한기평은 부동산 건설업은 철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021년 이후 시멘트 가격이 매년 20% 이상 상승하면서 높은 원가 부담과 인건비, 인력 확보 난항 등을 겪고 있다 평가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건설사의 PF 우발부채 규모는 22조800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8조원(29%) 증가했다. 금리도 지난 7월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주택 경기가 불확실해지면서 2022년 이후 착공 건수도 감소세다. 이는 내년부터 주택을 통한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3년 9월 기준 주택 착공 건수는 12만6000가구로 전년 대비 57.2% 줄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지속 증가하는 것도 건설사 자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등급을 보유 중인 20개 건설사의 3분기 말 기준 미수금은 약 31조400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25.4% 증가했다.
건설사별로 부실 시나리오를 보면 대형 건설사는 ‘수익성 저하→현금흐름 축소→재무부담 확대’를, 중소 건설사는 ‘미분양 증가→운전자본부담 확대→자금경색’의 흐름이 예상됐다.
올해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A→A-), 한신공영(BBB+→BBB), 일성건설(BB+, 안정적→부정적), GS건설(A+, 안정적→부정적), 신세계건설(A, 안정적→부정적) 등의 건설사들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주택 수요와 금리의 상관관계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단기간 내 정부가 금리를 낮추는 등 방향성을 전환하기 어렵다고 했다. 즉, 고금리 기조에 따른 주택 수요 부진이 건설사의 영업 실적 개선 시점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도 PF우발채무 차환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으로 건설경기 부진에 따라 금융권의 건설업 익스포저가 축소되는 점은 리스크 확대 요인”이라며 “롯데건설, 태영건설 등 PF우발채무 위험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차환여부, 만기 구조 장기화, 유동성 확보 등의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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