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가산 믿고 물량 퍼부었다가…초역세권 광명 8만평 지식산업센터의 몰락

뉴스 서지영 기자
입력 2023.12.14 07:30

[땅집고] “마이너스 많아요. 임대인인 임대료 낮추고 인테리어까지 해서 세입자를 구하는 상황이에요. 20평대가 4억 정도 분양가인데 월세 40만원까지 낮춰야 나가요.”(경기 광명시 하안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땅집고]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있는 'GIDC 광명역' / 강태민 기자


수도권 역세권 입지에 1200호실이 들어선 대규모 지식산업센터가 공실 무덤으로 전락했다. 지상 3층부터 이어지는 지식산업센터도 공실로 몸살을 앓는 건 마찬가지다. 지산 절반이 텅 비었다. 임대인이 임차에 실패하고 본인이 산 가격보다 5000만원 낮춰 매물을 내놨지만 찾는 사람은 없다. 광명시 지식산업센터 상당 수는 공실을 해소하지 못해 월세 낮추기 전쟁에 들어갔다. 수요 예측 실패로 지식산업센터각 과잉 공급됐고, 서울과 직결된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 1200호실 대형 지산 공실만 줄줄이, 월세 20% 내려도 “안 사요~”

[땅집고] 경기 광명시 일직동 'GIDC 광명역'에 임대문의가 붙어 있는 공실현장. / 강태민 기자


‘광명GIDC지식산업센터’는 서울지하철 1호선과 KTX가 지나는 광명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로 홍보됐다. 지하5층 지상29층, 3개동으로 연면적만 8만평이 넘는 대규모 지식산업센터다. 이 지식산업센터는 2021년11월 준공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40% 가까이 공실로 남아있다.

경기 광명시 일직동 K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2018년도 분양 할 때는 인기가 폭발적이었지만 입주 2년차인 현재는 임대료가 100만원,110만원 하던 게 지금 80만원으로 떨어졌다”며 “임차인이 있다면 다행인데 아직도 공실이 몇 십 개가 있다”고 했다.


2년간 임차를 맞추기에 실패한 전용28평 호실은 최근 실거래가 대비 5000만원 낮은 5억5000만원에 급매로 내놨지만 찾는 사람은 없다. 분양 당시만해도 입지가 좋아서 ‘입지깡패’로 불렸다. KTX, 지하철 1호선 광명역과 가깝고, 코스트코, 롯데몰, 광명 중앙대병원 등 교통, 상권, 의료 인프라가 몰려있다. 하지만 이 시설들이 지식산업센터의 수요를 끌어올리진 못했다. 지산과는 크게 연관이 없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땅집고] GIDC광명역은 코스트코 등 상권, 중앙대학병원이 모여있는 위치에 들어섰다 / 그래픽=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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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시 일직동 N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고속도로 진입은 좋지만 대중교통이 미흡한 점이 공실의 원인”이라면서 “지식산업센터 입주사 직원들도 6시 퇴근하면 안양이나 외부로 나가 상권도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서울 가산, 구로도 ‘휑’한데 광명 지산까지 ‘과잉 공급’

서울 금천구와 맞붙어 있는 1호선 독산역 주변의 광명 지식산업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광명시 지식산업센터는 인근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이어지는 기업체의 수요를 받아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는 공실이 넘쳐난다.

올해 1월 준공한 현대테라타워광명 지식산업센터는 지하5층~지상16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다. 현재 40% 가까운 호실이 공실로 남아있다. 현지에서는 공실을 어떻게든 해소하기위해 월세를 낮춰서라도 임차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그마저 되지 않는 상황. 올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티아모IT타워는 현재 계약금 포기수준의 마피가 여럿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 평수20평의 월 임대료는 80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했으나 현재는 30~40만원 수준의 월세 매물이 나와 있다. 경기 광명시 하안동 L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평수랑 상관없이 마이너스피 매물이 많다”며 “임대료 낮추고 인테리어까지 해서 세입자를 구하는 상황이다”고 했다.

[땅집고] 경기 광명시 하안동의 한 지식산업센터. /강태민 기자


광명 지식산업센터에 공실이 난무하고, 준공을 앞둔 지산에 마피가 쏟아지는 원인으로 고금리의 여파와 함께 광명 자체에 핵심산업단지가 부재하고 이미 지식산업센터가 과잉 공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광명시 인근에는 가산디지털단지, 구로 지식산업센터가 이미 자리를 하고 있어 지하철 노선이나 대중교통이 늘어나도 광명 지식산업센터 가격 문제가 해결된다거나 공실률이 해소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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