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건축비 분담 갈등으로…6000억짜리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 사업 무산되나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3.12.10 11:34

[땅집고]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 조감도. /인하대


[땅집고] 총 700병상 규모 대학병원을 포함하는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 조성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5000억~6000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를 분담하는 방안을 두고 김포도시관리공사와 인하대 등 관계 기관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는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구역에 있는 대학용지 9만㎡를 인하대에 제공하고, 700병상 규모 대학병원과 보건계열 대학·대학원 등 교육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2월 김포도시공사, 인하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풍무역세권개발이 해당 사업을 위해 3자 간 합의서(MOA)를 체결했다.

하지만 건축비 분담에 대한 이견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사실상 멈춰선 상황이다. 당초 건축비 중 1600억원 정도를 PFV가 부담하기로 협의했으나 지분율 50.1%를 보유해 최대 주주인 김포도시공사 측이 건축비 분담에 대한 재검토 방침을 정하면서다.

김포도시공사 측은 인하대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받아본 결과, 인하대가 자기자본 투입 없이 PFV의 지원금만을 자본금으로 사용하고 토지담보 대출로 사업비를 확보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선뜻 건축비를 지원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형록 김포도시공사 사장은 연합뉴스에 "자기 자본 투입 없는 인하대에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땅과 1600억원의 건축비를 주기는 어렵다"며 "당초 얘기된 건축비 1600억원은 앞서 논의를 시작해보자는 정도였지 전혀 합의된 게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MOA에는 건축비 100억원을 지원하고 추가 지원금은 협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인하대에서 제대로 자금계획을 가지고 오고, 이사회 의결 등 책임 있는 조치를 하면 추가 지원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인하대는 학교 재단과 한진그룹에서 자본금 1600억원을 직접 조달할 예정이며, 이사회의 전체 사업계획 의결도 앞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사업이행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금융기관의 대출의향서, 건설사의 시공참여 의향서 등 사업 추진을 담보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또 인하대는 앞서 3200억원으로 추산된 건축비를 절반씩 분담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이후 원자재값 인상 등 외부 요인으로 건축비가 대폭 증가했지만 인하대가 증가분 부담을 결정하면서 장비구매비나 운영비까지 7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건축비 1600억원을 지원받는다고 해도 인하대가 7000억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막대한 자금을 부담하는 결정을 했다"고 했다. 이어 "김포도시공사에서 보완 자료를 요구해 제출했고, 협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 협상을 요청했다"며 "조만간 협상을 통해 의견 차이를 좁히고 가능한 한 빨리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김포도시공사와 인하대 양측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앞서 보건복지부가 밝힌 병상수급 관리 정책의 시행 시점인 내년 1월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업이 아예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만약 병상 신·증설 규제를 포함한 복지부의 정책이 시행되면 인하대 김포메디컬캠퍼스와 같은 수도권 상급 종합병원의 분원 개설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복지부는 건축허가나 토지 매매계약 등 법적·행정적 조치가 이미 진행된 경우에만 제도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규제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 내년 1월부터 당장 규제를 적용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포지역 주민단체는 김포시가 서둘러 중재에 나서 지역에 대학병원이 설립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동영 김포원도심총연합회 위원장은 "김포시는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당초 계획대로 대학병원을 유치해 지역 의료체계의 거점으로 자리 잡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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