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이상일 시장 "난개발 오명 벗고, 역대 용인시장 사법 리스크 극복할 것"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3.12.11 07:30

[지방자치단체장 인터뷰 –하]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난개발 오명 벗고 용인 첫 신도시가 세계를 뒤흔든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땅집고] “과거엔 장기적 구상없이 국지적 개발이 진행되다 보니 난개발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를 답습하지 않을 겁니다”

용인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수지지역 일원에서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아파트가 먼저 건설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이 교통 등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용인시는 난개발 도시라는 오명을 썼고 최근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주도로 도시기반시설을 갖춘 신도시 개발이 아닌 민간 주도의 개발로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수지구와 기흥구가 용인시 전체 땅의 21%를 차지하는데 이곳에만 80만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며 “발 빠르게 광역 교통망을 갖춘 신도시 개발을 시작했다면 용인시 직주 환경이 더욱 좋아졌을 것이란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땅집고는 지난달 30일 용인시청에서 이상일 용인시장을 만났다. 이 시장에게 용인시 난개발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 방안에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과거 경기 남부권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난개발이 심했다. 과거 난개발이 진행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해결책은 있나.

“시장이 되고 나서 용인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왜 이렇게 개발될 수밖에 없었을까’ 생각을 한다. 법적으로 면적 50만㎡ 이하 소규모 개발은 광역교통망을 조성하지 않아도 되는데, 과거에는 국지적으로 소규모 개발을 많이 해오다 보니 교통망을 미처 갖추지 못했다.

개인이나 기업을 불문하고 개발 이익을 취하려는 수요가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물류센터 같은 경우는 당시 설립 인허가권을 시가 가지고 있지 못해 난개발이 이뤄진 측면이 크다. 물류센터 설립 관련해서는 기준을 대폭 올려놓은 상태다. 재임 동안 난개발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

-인구 100만 규모 정도 되는 경기도 도시를 보면 대부분 신도시를 끼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는 인구도, 규모도 상당한 데 이렇다 할 신도시를 갖추지 못했다.

“앞으로 개발할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교통망을 확보해야 한다. 도시 개발과 교통망 조성 속도를 맞춰나가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후보 시절 공약했던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도 진행이 잘 되는 상황이다. 어찌 됐든 난개발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앞으로 용인을 탄탄한 기반시설과 함께 바꾸어 나가는 것이 시장으로서의 임무다.

용인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인구 유입이 기대된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 사업은 과거 난개발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기 위해 심도 싶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땅집고] 경기 용인 역삼지구 도시개발사업 완공 후 예상 모습. /넥스플랜


-역삼지구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가2지구 아파트 허가를 내줘 이른바 ‘출입로 없는 맹지 아파트’가 나왔다.

“역삼지구와 삼가2지구를 완전히 분리할 것이다. 아파트 출입로 공사 비용은 삼가2지구 힐스테이트 사업자가 부담하는 쪽으로 문제가 정리됐다. 삼가 2지구는 해결이 됐지만, 역삼지구는 2009년 상황에 아직 머물러 있다. 시청 앞 23만 평 규모 노른자 땅인데, 민간개발로 시작하다 보니 조합원끼리 갈등이 깊어져 10년이 넘게 사업이 멈춰 섰다. 시 차원에서 행정력으로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

역삼지구는 멀리 내다보면 용인의 가장 큰 핵심지역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경강선 연장을 추진하는 데에 욕심을 갖고 있는데, 역삼지구는 경강선이 연장되면 상당히 교통이 좋아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을 잘 개발해서 주택, 학교 등 좋은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이동읍에 들어설 1만6000가구도 부족하다. 역삼지구가 또 하나의 배후도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래를 내다보고 묵은 이해관계는 털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역대 용인시장 7명 중 6명이 구속 수감됐다. 용인의 잔혹사와 다름 없는데.

“용인시의 불행한 역사라 잘 기억을 하고 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투명하고 정직하게 시정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이다. 막대한 이익이 걸린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관계자를 일절 만나지 않는다. 어떠한 잡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장실 문도 다 열어두고, CCTV까지도 설치할 정도로 조심하고 있다. 불행한 역사는 내 선에서 완전히 종식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공약을 이행했거나 진행 중인 것들은 통계적으로 80% 정도 된다. 공약 중 지키지 못한 것도 있지만, 대신 공약하지 않은 것도 엄청나게 많이 했다. 국가산업단지, 신도시 모두 공약하지 않았지만 이뤄낸 것이다.

앞으로 포곡과 모현읍 일대의 수변구역과 군사보호구역 이중규제가 풀릴 것이다. 용인시 숙원사업이었지만 아무도 해내지 못한 것이다. 평택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도 마찬가지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도 용인시에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용인=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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