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제2 대장동' 의혹에 6조 규모 성남 백현 마이스 사업 무산 위기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12.08 16:50 수정 2023.12.08 16:52

[땅집고] 경기 성남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인 백현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메리츠증권 컨소시엄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 협약 내용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땅집고] 경기 성남시 '백현 마이스 사업' 완공 후 예상 모습. /DL이앤씨


백현 마이스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20만㎡에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 시설(임대주택 포함), 오피스, 호텔, 주차장, 공원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이다. 총 사업비만 6조30000억원 규모다. 지난 5월 사업 우선협상자로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됐으며 컨소시엄에는 DL이앤씨, 태영건설, 삼성증권 등의 기업이 참여했다. 하지만 민간 컨소시엄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이달 27일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개발은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 6조 백현 마이스 사업 휘청…성남도시개발공사, 검찰 조사 압박 받았나

8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최근 우선협상대상자인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에 사업협약 일부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 주된 내용은 “주주협약서에 민간참여자들이 각사의 역할과 책임 범위를 넘어선 연대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민간 컨소시엄 측이 밝힌 사업협약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약 4개월에 걸친 협의를 통해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PF를 통한 사업비 조달을, DL이앤씨와 태영건설은 시공사의 역할을, 전략적 투자자들은 협약이행보증금 및 주주대여금 조달, 컨벤션 운영, 호텔사업 등을 책임지기로 하는 등 ‘각자의 역할 내에서’ 사업 성공을 위한 연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다는 내용을 사업협약서에 반영했다.

그럼에도 성남시가 갑작스럽게 협약 내용을 변경하자는 요구는 최근 백현마이스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심사위원 사전 유출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가 본격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성남시 시민단체인 성남자유시민연합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공모를 담당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했다.

성남시 의회에서도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의원은 “성남시와 성남도개공은 백현 마이스 개발 사업의 민간 참여자 선정을 위해 평가위원을 공개 모집해 159명의 평가위원을 선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159명의 심의위원 명단이 유출된 정황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한 우선협상대상자 컨소시엄 중 한 회사를 대장동 사건의 화천대유와 비교하며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이 의원은 “투자자이자 시행사인 A사가 지난 2월 설립된 부동산 개발 실적이 전무한 회사로 사실상 김만배 회사인 ‘화천대유’와 같은 역할로 참여했다”며 “화천대유 역시 대장동 개발 직전인 2015년 2월에 설립됐고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대장동 공모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내부 비밀이 특정 사업자에게 사전에 전달됐고 그 사업자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강조했다.

■ 민간 컨소시엄, “개발 이익 거의 없어…사실상 지급 보증 요구하는 것”

민간 컨소시엄 측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23년 9월 27일 기체결된 사업 협약의 변경을 지속해서 요구했고, 변경이 어렵게 되자 PFV 주주 협약상에 민간참여자들의 연대책임을 반영하자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 연대책임은 백현 마이스 사업의 성공적 완료를 위한 민간 참여자들의 성실한 의무수행을 촉구하는 것이 아닌, 사업중단시 위약벌과 미래 개발 이익 및 기부채납 금액 등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백현 마이스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민간 참여자들의 실질적 지급 보증을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백현마이스개발사업의 개발이익은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97%를, 민간이 3%만을 가져가는 구조이며, 준공 이후 5년간 민간 참여자들의 컨벤션 센터 운영의무 등을 감안하면 민간이 가져가는 개발 이익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중단시의 위약벌은 이미 사업협약이행보증금 몰취로 합의해 사업협약서에 반영하였음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검찰은 컨소시엄 핵심 관계자들의 통신자료 등을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업계에선 백현 마이스 사업이 백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메리츠증권 컨소시엄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오는 27일까지 PFV를 설립하고 실시계획인가를 접수해야 하는데, 이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사업 대상지의 도시개발구역지정이 해제되기 때문이다.

민간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달 27일 이전에 실시계획인가 신청 접수를 완료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해 신속한 추진을 위한 협조를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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