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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478%' 태영건설 90세 회장님 복귀…PF위기 심폐소생 할까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3.12.08 14:53 수정 2023.12.08 15:02

[건설사 기상도] 태영건설 PF 우발채무 3조4800억원…유동성 위기에 뼈 깎는 태영건설

[땅집고] 최근 태영그룹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총동원하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태영건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재무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태영건설의 부동산PF 우발채무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재무 불안이 지속하고 있으며, 안정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땅집고]태영건설 사옥. /태영건설


■ 태영건설 살리려 창업회장도 귀환…우량 자산 매각하고, 차입금도 끌어와

태영그룹은 상반기 부동산PF로 인해 위기설에 휩싸였다. 태영건설은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사업장에 PF 신용보강을 제공했는데,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태영건설의 PF보증 규모가 기준 2조4000억원까지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지방 미분양 사업장이 늘고, 경기가 침체하면서 재무 불확실성이 커지며 신용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와 기업평가는 올해 6월 부동산PF 사업 부실을 이유로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에 대해 “2분기 실적 개선 및 추가 유동성 확보 등에도 불구하고 과중한 PF 우발 채무 및 차환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땅집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티와이홀딩스


지난 4일 태영그룹은 SBS를 설립한 윤세영(90) 창업 회장이 아흔 나이에 CEO(최고 경영자)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1933년생인 윤 창업 회장이 아들 윤석민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준 것이 2019년 3월인데, 5년 만에 되돌아온 셈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복귀를 선택한 것은 재무 개선을 위해 사력을 다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태영그룹은 “건설업계 전체가 PF 우발채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태영건설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윤 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량 자산을 매각하거나 차입금을 끌어오는 등 유동성 위기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태영그룹의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SBS미디어넷의 지분 70%를 담보로 대출금을 제공받았다. SBS미디어넷의 지분을 91.7%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 특수목적법인 월드미디어제일차로부터 SBS미디어넷의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원을 차입했다. 계열사 중 방송사의 지분을 담보로 자금 차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일에는 태영그룹이 울산에 사업장을 둔 우량 사업장 태영인더스트리를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24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태영인더스트리는 1990년부터 태영그룹 내 물류 부문을 담당해온 계열사다. 평택과 울산에 거점을 두고 곡물 싸이로와 액체화물 터미널, 부두 접안시설 등을 운영하면서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태영건설은 올 하반기 들어선 실적이 다소 나아지긴 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2조3891억원, 영업이익은 9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32%, 영업이익은 311%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63억원으로 195% 뛰었다.

■ 3분기 영업이익 증가했지만…나신평, “부동산PF 우발채무 과중해 불확실성 높다”

그럼에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7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83%였던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의 변화이다. 차입금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1조2600억원, PF 우발채무는 3조4800억원으로 늘어났다. 우발채무는 자기자본 대비 3.7배 수준으로 과중한 것으로 평가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일 발표한 2024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에 대해 “주택사업 확대로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이 증가한 가운데, 분양 경기가 침체해 운영자금 부족분 충당 및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한 자금 소요가 발생했다”며 “PF만기 구조는 비교적 분산되어 있으나 자기자본 대비 과중하며, 미착공 현장의 지방 소재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했을 때 사업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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