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9000억원을 들여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지름 180m 규모 대관람차를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관람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이 계획한 관람차는 ‘서울 트윈아이(가칭)’로, 두 개 고리가 교차하는 ‘트윈 힐(Twin Wheel)’ 형태다.
이 조형물이 완성되면 우리나라에도 영국 런던 템스강을 내려다보는 ‘런던아이(London Eye)’같은 랜드마크가 들어선다. 동시에 상암동이 매립지라는 점에 착안해, 두바이 아부다비 매립지에 우뚝 선 ‘아인 두바이(Ain Dubai)’처럼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런던아이’는 영국이 1990년대 후반 밀레니엄 사업 일환으로 템스강 남부 사우스뱅크 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면서 등장한 총 높이 135m 대관람차다. 런던아이를 타면 템스강과 일대를 다 볼 수 있다. 20년이 넘었으나, 영국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총 32개 탑승칸(캐빈)이 동시에 돌아가는 형태로, 바깥 둥근 테(RIM)의 외부에 캐빈이 고정돼 탁 트인 조망을 확보했다. 한바퀴를 도는 데 총 30분이 걸린다.
국내 건설사 현대건설이 시공에 참여한 ‘아인 두바이’는 2021년 10월 모습을 드러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대관람차로, 준공 시점이 20 여년 차이 나는 만큼, 기술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인공섬이 ‘블루 워터스’에 지어진 아인 두바이는 250m 높이로, 63빌딩과 키가 같다. 영국 런던아이보다 115m이상 높다. 관람객을 태우는 캐빈은 총 48개로, 최대 17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1개 캐빈 크기는 11.6m, 폭 5m에 달하며, 약 36명을 태울 수 있다.
자재도 어마어마하게 투입됐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아인 두바이는 프랑스 프랑스 파리 랜드마크 에펠탑보다 약 33% 많은 양의 철강이 투입된 작품이다. 구조물 중심(허브), 지지대(스핀들) 무게만 1805톤(t)에 달한다. 여객기 A380 4개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소요시간은 38분으로, 런던아이보다 8분 길다.
현대건설은 관람차와 관련 부대설비 공사 일체 맡았다. 현대건설은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히 설계·구매·제작·설치·시운전을 일괄 수주하는 EPCI(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Installation) 방식으로 계약한 터라, 프로젝트 리더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공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장 직원들은 “2013년 5월 착공부터 2021년 8월 준공까지 힘들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시공 난도가 상상을 초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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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두 관람차의 결말이 완전히 딴 판이라는 점이다. 2000년 개관한 런던아이는 현재도 영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각광받는다.
런던아이는 원래 5년간 임시 운영될 운명이었으나,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현 모습으로 남게 됐다. 연간 수백억원 순수익을 내면서 개관 3년 만에 투자비용 1548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런던아이 수입은 런던 관광 수익의 2%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이용료는 40파운드(약6만3000원)다.
오 시장 역시 이런 점에 착안해 관람차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올 초 영국 출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아인 두바이는 무려 8년이라는 공사기간 이후 약 1년간 운영된 뒤 사실상 방치돼 있다. 역대급 규모를 자랑하며 운영을 시작했으나, 관광객 유치는 물론 정상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인 것.
아인두바이는 2022년 7월 시설 보수를 이유로 라마단 기간 동안 아인 운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올해 4월에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폐쇄 기간을 늘린다고 했다.
일각에선 안전 문제로 인해 관람차를 폐쇄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람차가 단단한 암반이 아닌 매립지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7월 워싱턴포스트는 ‘두바이 일대 주민들이 “구조물이 크게 진동하는 소리를 들었다” “구조물이 돌 때 땅이 흔들렸다”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보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술 지원을 요청받아서 그에 따라 지원을 하고 있다”며 “소리가 났다거나 땅이 흔들렸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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