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케이크 하나 먹으면 원룸 한달치 월세는 날라가는 거네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요 특급 호텔이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초고가 ‘케이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른바 연말 케이크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크리스마스 꼬리표만 붙으면 20만원을 훌쩍 넘는 케이크가 줄줄이 나오고 있어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 테이스트 럭셔리’. 검은 가루가 뿌려진 듯한 이 케이크. 가격이 무려 30만원이다. 서울 신라호텔이 내놓은 크리스마스 시즌 스페셜 케이크다. 진한 풍미를 가진 트러플이 주요 재료며 프랑스 디저트 와인을 사용해 숙성된 과일의 향을 맛볼 수 있는 케이크다.
신라호텔은 지난해도에도 가장 비싼 25만원짜리 ‘얼루어링 윈터’ 케이크를 판매해 화제가 됐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지방 원룸 한달치 월세를 1시간에 써버리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호텔은 ‘메리고라운드 시즌2’ 케이크를 50개 한정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작년에는 가격이 20만원에 책정됐는데 올해는 5만원 높은 25만원으로 책정됐다. 가격을 25% 인상했다. 호텔 관계자는 “메리고라운드는 재료 준비 시간까지 합치면 하나를 완성하는 데 24시간이 소요된다”며 “주문 받기 시작한 지 열흘 만에 35개가 팔렸다”고 설명했다.
웨스틴 조선 서울도 4종류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내놨다. 이 중 가장 비싼 케이크는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다. 280개의 나뭇잎 장식이 특징으로, 28만원에 30개만 제작됐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들이 올해 연말 특수를 노리고 선물용 케이크를 선보이면서 가격 책정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고급 호텔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연말 특수를 앞세워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사회적 위화감 조성은 물론 물가 상승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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