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속초 가면 꼭 타러 가는 관광 명물이 불법 건축물이라고 하니 황당합니다. 거기다가 철거까지 된다고하니 어이가 없네요.”

강원 속초시 관광 명물로 유명한 ‘속초아이 대관람차’가 불법 건축을 이유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전임 시장이 관련 법률을 어기고 자체 인허가를 함으로써 불법임에도 건축이 가능했다는 게 속초시 주장이다. 총 92억원을 들여 지은 속초아이는 지난해 개장한 이후 약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은 속초 관광 명소다. 국내 최초로 유일하게 해변에 위치한 대관람차로 약 65m 높이(아파트 22층 높이)의 6인용 캐빈 36개가 장착돼 최대 216명의 인원이 탑승 가능하다. 한 바퀴 회전하는데 15분 정도 소요된다.

속초시는 최근 속초아이에 대한 인허가 취소 및 건축물 해체 절차에 들어갔다. 올 10월 행정안전부가 ‘공직부패 100일 특별감찰’을 통해 조사한 결과, 속초아이가 위락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공유수면에 설치됐고 강원도 경관심의로 인해 사업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김철수 전 속초시장이 불법 자체 인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현 시장인 이병선 속초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속초아이는 탑승동을 포함해 대관람차 설치가 불가한 자연녹지지역이자 공유수면에 일부가 들어서 있는 등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면서 “관광지 조성사업 시행 허가 취소와 대관람차 해체 명령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관광테마체험관 내에는 문화 및 집회 시설이 주시설이 돼야 함에도 상가시설이 면적의 62.2%를 차지한다. 대관람차 탑승장은 자연녹지지역인 공유수면에 설치할 수 없는 시설이다.

다음 달부터 영업 중지와 함께 사업자 대상 청문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 전 시장을 포함해 당시 사업을 추진한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 수사 및 징계도 이뤄질 전망이다.

속초시의 주장에 대해 속초아이를 건설한 업체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추진 당시 속초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했고, 기부채납을 통해 관리 운영권을 받았다는 것이다.

속초시가 영업중지 방침을 내렸지만, 업체 측은 속초아이 운영을 중단하지 않은 상태다. 속초아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최근까지도 관람차 정상 운영을 알리는 게시물이 게재됐으며, 온라인 예약 페이지에서도 다음 달 탑승 예약이 가능한 상태다. 속초아이를 운영하는 ㈜쥬간도그룹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21번째 구단 ‘팀 속초아이 프로골프단’을 창단한바 있다.

속초아이가 철거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사실상 속초에 속초아이 타러 갈 정도로 명소가 됐는데 불법 건축으로 철거된다니 충격이다’, ‘100억원 가까이 들여지었는데 철거되면 환경오염이랑 비용낭비가 어마어마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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