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다른 부동산 거래는 잘 안 되는데 팝업스토어는 기업에서 무지하게 찾아와요. 어제만 3개 업체가 팝업 임대 매장을 찾았어요.” (성수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의류·식품 업계에서 최근 가장 눈독을 들고 있는 곳이 성수동이다. 팝업스토어 성지로 떠오르면서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지난주 성수동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만 무려 53곳이다. 그 전 주에는 무려 58곳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올 들어 매주 새로운 팝업이 60개씩 생겨나고 있다. 그야말로 팝업스토어의 성지다. 날씨가 쌀쌀해졌진 주중 낮시간대에서 MZ세대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일본인, 동남아시아 관광객 뿐만 아니라 서양인들도 성수동이 꼭 찾아야 할 관광지로 꼽는다. 김규리(21) 씨는 “서울 다른 상권과 성수동은 감성 자체가 다르다”며 “성수 어디든 사진 찍을 만한 곳이 많아 자주 찾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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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는 웹페이지의 팝업 창처럼 단기간 운영됐다가 사라지는 오프라인 매장을 의미한다. 통상 2주에서 6주 정도 운영한다. 길게는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운영되기도 한다. 대기업 뿐 아니라 럭셔리 명품 업체까지 성수동에 뛰어들고 있다. 버버리·자크뮈스·샤넬·선양소주·동대문엽기떡볶이·종가김치 등 식품, 의류, 화장품, 주류 등 분야를 막론한다.
성수동 다른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잠잠하지만, 팝업스토어 만큼은 다르다. 하루를 멀다하고 기업 관계자들이 찾는다. 현지 중개업소들도 팝업 전문 중개거래소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연무장길 곳곳에는 팝업 단기 임대 문의가 적힌 홍보물도 눈에 띄게 늘었다.
성수동이 기업들의 팝업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단기 렌트비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불경기로 비용 통제에 여념이 없는 기업들도 성수에서만큼은 마케팅 비용을 쓰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성수동의 지난 2분기 공실률은 5.8%로 명동(14.3%), 홍대(15.9%), 강남(19.2%), 가로수길(36.5%) 등과 비교해 훨씬 낮았다.
단기 임대 대관료는 프리미엄 매장은 하루 1300만~15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300평 단위 대형 매장 일주일 임대료는 1억원이 넘는다. 인테리어와 마케팅비를 포함하면 일주일 비용만 2억원에 달한다. 단기간 임대하는 팝업스토어는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의 제약을 받지 않아 임대료 인상에 제한이 없다. ‘억’ 소리 나는 주 단위 임대료에도 내년 초까지 자리가 없을 정도다.
성수동은 MZ세대를 비롯해 해외 관광객, 국내외 유통 바이어까지 몰리면서 B2B와 B2C의 콘텐츠 홍보의 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독립형 팝업은 처음에는 브랜드를 알리기 힘든 중소 업체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대기업도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발돋움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품을 판매하는 시대에서 고객의 경험을 제공하는 시대로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변했다”며 “팝업스토어가 소비자와 브랜드의 오프라인 만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면서 팬덤이 생기고 충성심이 높아진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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