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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에서 '디에이치' 위용 떨친 현대건설…개포 디퍼아에 발목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3.11.29 14:02 수정 2023.11.29 17:46

[땅집고] 디에이치 브랜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단지가 하자 논란에 휩싸였다. 예비 입주자를 중심으로 자재 바꿔치기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현대건설이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바닥마루 색깔을 두고 예비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조합원 제공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30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입주를 시작할 전망이다. 준공 승인 보류를 받은 데 이어 조합원으로부터 각종 하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부 가구는 이미 키 반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퍼아’는 지난달 정비기반시설과 기부채납시설 공사 미완성을 이유로 지난달 강남구청으로부터 ‘준공 승인 보류’를 통보 받은 바 있다. 조합원은 하자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분양 당시모델하우스에서 봤던 것과 전혀 다른 바닥재, 아트월 등으로 시공돼 불만이 크다. 조합원 김모씨는 “모델하우스와 실제 시공이 완전히 달라 재시공이 필요하다”며 “소비자를 완전히 우롱하는 처사고 대기업의 횡포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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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이 따르면, ‘디퍼아’ 전용면적 96㎡(38평) 입주권은 지난달 38억에 거래됐다. 3.3㎡(1)평당 1억원인 셈이다. 6700가구 강남구에서 가장 큰 단지로 개포 일대 대장주로 꼽혔다. 그러나 ‘명품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하자 문제가 불거진 것.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서울·경기권 일대 재건축 단지 조합원을 중심으로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단지와 향후 수주를 염두에 둔 곳에선 근심이 커지고 있다.

둔촌주공 한 조합원은 “현대건설이랑 HDC현대산업개발이 올림픽파크 포레온 시공사로 둘 다 들어와 있어서 이번 디퍼아 시공 하자 논란이 남일 같지가 않다”고 했다.

디에이치 브랜드는 공교롭게도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단지에서 시작됐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2016년 분양, 2019년 입주했다. 개포주공 재건축 단지 중 두 번째로 사업 속도가 빨랐다. 당시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최고급 호텔 같은 아파트로 짓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재건축을 발판 삼아 ‘디에이치’ 브랜드를 반포·한남 등으로 적극 확대했다. 최근엔 여의도 한양 재건축 수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 개포'에서도 대리석 마감재가 떨어지고 누수가 발생했다. 일부 세대에서는 엘리베이터 소음 피해가 크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박기홍 기자


그러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에서도 부실시공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에서는 로비 1층 높이 벽면에 설치된 대리석 마감재가 떨어지고,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일부 세대에서는 엘리베이터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인 9조3395억원의 실적을 쌓으며 ‘10조 클럽’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아파트 네이밍만 고급화하고 실적 쌓기에 치중할 뿐 정작 내실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에서도 각종 하자나 품질 문제가 끊이지 않는 만큼 이에 맞는 아파트 '퀄리티'도 동반돼야 한다는 비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집값이 수십억원에 육박하는데 하이엔드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와 품질 차이가 크지 않으면 차별화 전략을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수주전을 이기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사용도 남발되면서 의미도 퇴색됐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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