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리포트] 검단신도시 대장주 ‘호우금푸’ …교통망 개선 기대감에 소폭 상승
[땅집고] 지난 22일 찾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공항철도와 인천 지하철 1호선이 지나는 계양역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니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입주를 마치고 자리를 잡은 단지가 눈에 띄는 한편, 공사에 속도를 내는 현장도 수두룩했다. 사방에 대형 크레인이 움직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 택지개발지구 전체가 마치 커다란 공사판을 연상케 했다.
준공을 앞두거나 갓 준공을 끝낸 상가에서는 임차인 모시기가 한창이었다. 곳곳에 임차인 모집을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입주를 마친 단지 중심에 조성된 상가의 경우, 대부분 공실 없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주로 부동산 중개사무소와 식당, 카페 등이 들어서 있었다. 검단신도시 1단계 사업이 끝난 지 곧 2년이 다 되어가는 만큼 신도시의 형태가 어느 정도 갖춰진 모습이었다.
■대장주 ‘호우금푸’ 7억원대 진입…인천 1호선 연장 기대감
검단신도시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아라동, 원당동, 당하동 중심으로 조성된 1단계 구역이다. 지역 대장 단지로는 현지에서 ‘호우금푸’로 부르는 호반써밋 1차, 우미린더시그니처, 금호어울림센트럴, 푸르지오더베뉴 총 4곳이 있다. 검단신도시 정중앙에 있는데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이 들어서는 초역세권 단지들이다.
지난해 분양한 우미린시그니처를 제외하고는 모두 입주한 지 2년이 넘었다. 원당동 인근 부동산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호우금푸는 인천 1호선 연장 개통이되면 초역세권이 되는 단지”라면서 “지하철 시운전 기간을 감안하면 2025년 상반기에는 개통할텐데, 그 즈음이면 단지 가치가 지금보다도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원당동 일대 부동산 가격은 인천 지하철 1호선이 2025년 5월 개통을 앞두면서 ‘호우금푸’ 단지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하고 있다. 인천 1호선 연장 노선은 검단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해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이 가능하다.
‘호우금푸’ 시세는 전용 84㎡ 기준으로 7억원대 정도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원당동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 전용면적 84㎡의 경우 이달 초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부터 6억원 후반대에 거래되다 지난 7월 7억원대에 들어섰다.
‘우미린더시그니처’ 84㎡도 올해 3월 5억 8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이달 초 7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6억원 후반대와 7억원 초반 사이를 횡보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호반써밋1차’ 84㎡는 6억원 중후반대로 가격대가 형성됐다. 최근 거래는 9월로 6억77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푸르지오더베뉴’ 84㎡의 경우 이달 초 6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우금푸’가 속한 원당동 매매가는 1위인 청라동에 이어 서구 2위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원당동 시세 매매가는 5억6703만원이고, 전세가는 3억364만원이다. 서구 전체 시세 매매가인 4억2600만원과 전세가 2억4500만원보다 1억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검단신도시 중심부에서 거리가 떨어진 단지의 경우, 호우금푸보다는 시세가 낮은 편이다. 약 4억원에서 6억원대 사이로 가격대가 형성됐다. 전용 84㎡ 기준으로 ‘유승한내들에듀파크’ 이달 초 매매가는 5억8500만원이고, ‘예미지트리플에듀’는 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인천 계양 1만7000가구, 부천 대장 1만9000가구 공급 예고
하지만 전문가는 앞으로 검단신도시에 입주 물량 폭탄이 예정된 만큼,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시세 하락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검단신도시에 예정된 분양 물량은 총 1만4537가구에 달한다.
2024년에는 검단역금강펜테리움 447가구, e편한세상검단어반센트로 822가구 등 총 3205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고, 이듬해인 2025년에는 힐스테이트검단웰카운티 1535가구, 검단신도시금감펜테리움 1049가구 등을 포함해 787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2026년에는 칸타빌더스위트 625가구, e편한세상검단웰카운티 1458가구 등 3453가구가 대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인근에 또 다른 신도시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신도시가 2026년, 부천 대장신도시가 2027년 입주를 앞둔 상황이다. 계양신도시는 1만7000가구, 대장신도시는 1만9000가구의 공급이 예정됐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검단신도시의 경우 신축 인프라를 서울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천 계양 같은 더 우수한 입지에 대량의 입주 물량이 예정된 만큼 부동산 하락기에 가격 하락이 빠른 속도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검단신도시 인구를 수용할 만한 교통망이 부실하다는 점도 여전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인천 1호선 검단 연장 개통이 예정되긴 했지만, 지하철 5호선 검단 연장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5호선의 경우, 올해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 이후로 추진이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
광역교통망 개선은 갈 길이 더욱 멀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LH공사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2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이행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단신도시에는 9월 말 현재 주택 공급계획 7만5848가구 중 36%인 2만7570가구 입주했지만, 광역교통개선대책 이행률은 2기 신도시 중 가장 낮은 7%에 그쳤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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